청도 소싸움경기장 내일 재개장
이윽고 씩씩거리며 콧김을 내뿜는다. 모래판을 헤집는 앞발.
우직한 몸집에 날카로운 뿔이 맞부딪친다. ‘탁’하는 소리가 온 공간을 메운다.
관중들은 손에 땀을 쥔다. 거침없는 ‘전사’들의 무대다.
경북 청도군 화양읍 소싸움 경기장이 13일 문을 연다.
민간 투자자인 ㈜한국우사회와 사업 시행사인 청도공영사업공사가 협상 이견으로 개장을 연기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경기장은 개장일부터 3주간 열린다. 토·일요일 소싸움이 벌어진다.
내년 1월 31일부터 12월 27일까지 1152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청도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11년 시작한 청도 소싸움은 한해 10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1인당 10만원까지 베팅이 가능하다.
소싸움 경기장은 작년 매출 195억 원을 기록했다.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 하루 경기 수는 10경기에서 12경기로 늘린다. 우권발매시간은 20분에서 15분으로 줄인다.
소싸움 경기는 더욱더 박진감 있고 생생하게 진행된다.
청도군에는 정월 씨름 팔월 소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추석 무렵은 힘든 농사일이 일단락 된다.
농한기에 접어들면 일꾼들은 노동으로부터 해방된다. 이때 진행된 놀이가 바로 소싸움이다. 인접한 두 마을에서 소를 가려 출전시킨다.
소싸움은 1대 1로 대결 한다. 머리를 맞대고 싸우다가 먼저 머리를 돌려 달아나면 패하는 것으로 기준을 삼는다. 이 과정에서 밀치기, 머리치기, 목치기, 옆치기, 뿔걸이, 들치기 등 화려한 소싸움 기술들이 난무한다.
지난해 경기장을 찾았던 이창연(28·포항시)씨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관전에 무료함이 덜하다”며 “승패의 판가름이 명백해 판정의 불만이나 번복이 없다. 깔끔하고 시원한 경기”라고 소감을 전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경기 내용이 업그레이드 됐다.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소싸움경기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등 청도를 대표하는 레저문화상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2012년 3월 준공한 소싸움 테마파크는 경기장 옆에 위치하고 있어 관중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소싸움을 즐길 수 있는 로봇이 가장 인기다. 만화영화 프로그램과 함께 소싸움의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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