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이어지는 욕망의 순환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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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이어지는 욕망의 순환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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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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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DVD 김기덕 감독 19번째 장편작‘뫼비우스’

 뫼비우스의 띠는 한 점에서 출발해 한 방향으로만 나가면 결국 제자리로 되돌아오게 되는 특성이 있다.  김기덕 감독의 19번째 장편 영화 ‘뫼비우스’는 이러한 뫼비우스 띠의 특징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욕망의 순환을 그렸다.
 남편(조재현)의 외도에 신물이 난 아내(이은우). 남편에 대한 증오는 들불처럼 번져 아들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고, 흥분한 상태에서 아들(서영주)의 성기를 자른다.
 자신의 부덕 탓에 고통을 받는 아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아버지는 자신의 성기를 잘라 아들에게 이식하려 한다.
 영화는 일반인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하게 망가진 가족의 자화상을 그린다.
 악행을 거듭할 때마다 점점 흉악해지는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처럼 욕망에 포획된 가족 구성원들의 행위는 점점 추악해진다.
 김 감독은 일종의 알레고리를 통해 현대인에게 욕망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그는 “가족은 무엇인가, 욕망은 무엇인가, 성기는 무엇인가, 가족 욕망 성기는 애초에 하나일 것”이라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아버지-어머니-아들이 실제는 한몸이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서로 다른 욕망의 충돌을 통한 변증법적 발전이라는 다소 도식적인 틀로써 이해한다고 해도 영화의 표현 방식과 수위는 충격적이다.
 아들의 성기를 절단하거나 모자(母子) 동침 등 사회적 통념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관객은 상영시간 90분이 무척이나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여성을 조명하는 끈적끈적한 카메라의 시선도 일부 관객에겐 불쾌할 수 있을 듯하다.
 욕망의 문제를 결국 종교를 통한 치유로 귀결시키는 결론도 극을 이끌어온 충격적인 방식에 비춰 고민의 흔적이 깊어 보이지 않는다.
 허를 찌르는 상상력을 발휘해온 김 감독답게 기상천외한 장면이 가져다주는 소소한 웃음은 이 영화가 지닌 강점이다.
 대사가 한 마디도 없어 영상만을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점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나쁜 남자’(2001) 이후 12년 만에 김 감독과 손발을 맞춘 조재현의 연기를 주목해서 볼만하다.
 폭주하는 욕망과 아들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나름대로 윤리적인 결단을 내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력을 곁들여 표현했다.
 열다섯 살에 불과한 서영주의 연기도 눈길을 끌지만, 일부 장면은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논란의 소지도 있어 보인다. 연합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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