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도태, 30일까지‘솟대, 희망을 날다’展
긴 장대 끝에 아슬아슬하게 내려 앉은 새는 마을을 내려다 본다.
솟대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간 역할을 해 화재, 가뭄, 질병 등 재앙을 막아 주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졌다.
풍수지리사상과 과거 급제에 의한 입신양명 등 시대 풍조에 따라 의미는 변화돼 왔다.
지난 12일 포항시 남구 대잠동 에다소소갤러리카페.
오는 30일까지 이곳에서 ‘솟대, 희망을 날다’전을 마련하는 김도태(49·사진) 작가를 만났다.
세 번째 전시를 갖는 김 작가는 5년 전 우연히 솟대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어느 날 부인이 솟대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의미도 좋고 해서 시도했다. 집중해서 만들다 보니 재미도 있고 창작에 대한 성취감도 있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산에 들에 버려진 자연의 재료를 손으로 깎아내고 다듬는 과정에서 영혼을 치유하는 경험도 했다.
김 작가는 “머리를 쓰는 직업이다 보니 급한 성격이었다. 솟대를 접한 이후로는 느긋해졌다. 스트레스도 풀린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니 자식들도 보고 배운다. 여러모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며 마음의 풍요로움도 느꼈다. 솟대는 개인의 이기심 보다는 마을 공동체의 평화와 안정을 염원한 것이 아닌가. 솟대를 만들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총 70여점의 작품 중에 유독 카페 창가에 놓여진 새 12마리가 눈에 띄었다.
그는 “매달 좋은 소식을 듣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었다. 1월은 희망, 12월은 마무리와 새해에 대한 기대감 등 각각 다른 소망들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곳곳에 횟대와 규방 공예 작품들도 멋을 더했다. 손바느질은 부인인 제갈문희씨의 솜씨를 빌렸다.
집에서 작업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
김 작가는 “공간 제약이 아쉽다. 작업실이 없으니 공방에서 작업을 한 후 집에서 마무리 한다. 올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공간을 빌려주면 작품 활동에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새해를 맞아 해 보고 싶은 일은 망설이지 말고 소신있게 추진하길 바란다. 소질이 있는지 없는지는 직접 해 봐야 안다. 나도 몰랐던 소질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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