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공석으로 있는 해양수산부 장관 등 꼭 필요한 소폭 개각을 통해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조직도 일부 개편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심기일전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찔끔 개편’이 박 대통령의 뜻으로 확인된 셈이다.
최근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수행한다는 평가가 35%까지 떨어졌다. 국정운영을 잘 못한다는 응답은 58.4%로, 거의 60%에 육박했다. 긍정평가는 최저, 부정평가는 최고치다. ‘정윤회 문건’ 파동과 김무성 대표 수첩 파문에 이어 연말정산 ‘세금 폭탄’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박 대통령이 ‘찔끔 개편’으로 상황을 넘어갈 처지가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유임시키고 자리가 빈 해수부 장관 자리를 메꾸는 것으로 내각 개편을 끝낼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등 ‘문고리 3인방’을 이리 저리 자리를 바꿔 ‘권력집중’ 비판을 피해갈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그 같은 개편으로 점점 등을 돌리는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에 앞서 각종 현안과 마주하며 씨름해야할 위치다. 싸울 일이 있으면 싸우고 뛰어들어야 할 현장이 있으면 가장 먼저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정 총리를 문제의 현장에서 본 기억이 없다. 그러니 ‘의전총리’ 소리를 듣는 것이다. 청와대가 이런 총리에 만족한다면 임기말까지 그대로 끌고 가도 좋다. 그러나 국민에게는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처럼 현장에서 울고 웃는 그런 총리가 필요하다.
청와대 개편도 그렇다. ‘3인방’ 가운데 일부를 보직 변경한다면 국민 눈에는 눈 가리고 아웅격으로 보일지 모른다. 뿐만 아니라 기왕 김기춘 비서실장을 교체하기로 결심했다면 비서실장 후임자와 청와대 개편을 상의하는 게 상식이다. 비서실장을 교체하지 않은 채 ‘문고리 3인방’을 이리저리 돌려막기 한다면 후임 비서실장이 비서실 조직과 유리(遊離)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대통령 특보’는 청와대 비서실의 부족한 점을 메운다지만 ‘옥상옥(屋上屋)’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잖아도 현재 일부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경량급(輕量級)’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데 외부의 중량급 인사를 ‘특보’로 임명하면 기존 수석비서관과의 갈등도 불거질 소지가 많고, 기능이 중복된 가능성이 없지 않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이왕 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하기로 했으면 ‘찔끔 개편’이 아니라 청와대와 내각의 근원적 문제를 고치는 ‘단호한 개편’을 단행하는 게 옳다. 지지율 35%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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