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 싫어 음악 시작 하다보니 피아니스트까지"
  • 연합뉴스
"공부하기 싫어 음악 시작 하다보니 피아니스트까지"
  • 연합뉴스
  • 승인 2015.0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능엔터네이너 윤한, 이번엔 클래식과 만나다

 
  팝 피아니스트에서 작곡가로, 뮤지컬 배우에서 패션모델로,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서 라디오 DJ까지. 활동 영역과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어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는 윤 한(32·사진)이 이번엔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과 손잡는다.
 내달 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 팝 피아니스트 크리스 리와 함께 꾸미는 재즈 공연 ‘로맨티스트’를 통해서다.
 그에게 재즈는 익숙하지만, 클래식 연주자들과 협업하는 첫 무대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영화음악을 공부하던 시절 3년간 룸메이트로 동고동락했던 크리스 리와 두 대의 피아노로 호흡을 맞추게 된 것도 반가운 일이다.
 최근 한 카페에서 만난 윤 한은 “두 명은 클래식, 두 명은 재즈라는 흔하지 않은 조합이어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실 클래식 연주자를 항상 동경했어요. 어릴 적에 클래식 악기를 배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갈망도 있었고요. 평소 클래식 음악도 많이 듣습니다. 클래식 연주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인 만큼 배우는 자세로 임하려고 해요.”
 이번 공연에서는 자작곡들도 선보인다. 특히 이 가운데 ‘뷰티풀 러브’는 20대에 “클래식에 대한 목마름을 갖고 클래식 음악을 흉내 내본 곡”이다.
 “스물여섯 살 때 콘테스트에 나가려고 만든 곡이에요. 재즈와 클래식이 같이 들어 있죠. 당시 2∼3년 정도 각종 오디션과 콘테스트에 굉장히 많이 나갔는데 한 번도 입상을 못 했어요. 나름대로 인생의 쓴맛을 보면서 이것을 음악으로 표현해보자 해서 만든 곡이에요. 제 공연 때 가끔 치는데 그러고 나면 힘이 빠져서 더는 연주를 못할 만큼 격정적인 곡이죠.”
 지금은 피아노를 치고 작곡하고 노래까지 하고 있지만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음악과 별 인연이 없던 이과생이었다.
 음악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공부하기 싫어서요.”
 어릴 적부터 훈훈한 얼굴과 훤칠한 키로 미모가 남달랐던 그를 음악의 세계로 이끈 건 ‘길거리 캐스팅’이었다.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나중에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 가는 게 주어진 삶의 경로인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고 1, 2때 강남역, 압구정 이런 곳에서 ‘길거리 캐스팅’이 한창 유행이었는데 그게 첫 계기가 됐죠. 길거리 캐스팅돼서 모델, 가수, 배우 에이전시에 가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공부 말고 다른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음악을 해보겠다고 했는데 부모님이 흔쾌히 지원을 해주셨죠.”
 “꼭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어요. 입시 준비를 하다 보니 악기를 해야 하는데 마침 집에 피아노가 한대 있었고, 새로운 악기보다는 피아노가 편하겠지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피아니스트가 됐네요(웃음).”
 어떻게 보면 갑작스럽고 즉흥적인 진로 결정이었지만 일단 마음을 정하고, 상황을 마주하면 묵묵히 할 일을 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피아노가 재미있기도 했고, 제가 워낙 어떤 상황이든 갖다 놓으면 잘 적응하고열심히 하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학교 수업 때 열심히 하고, 과제 꼬박꼬박 해가고,하루에 8시간씩 연습해야 한다고 해서 대학 내내 여행 한번 가지 않고 그렇게 했더니 4년이 훌쩍 흘렀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됐지만, 그는 그를 피아니스트나 작곡가라는 고정된 틀로 규정하는 것은 사양한다.
 “욕심이 많은 것일 수도, 호기심이 많은 것일 수도 있는데, 인생을 좀 길게 보고 싶어요. 하루라도 어릴 때 최대한 많은 것을 해보자는 주의고요. 나중에 사람들이 ‘도대체 이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이지?’ 하고 궁금해하는 ‘연구대상’이 되는 것이제 목표죠. 처음에는 작곡가와 피아니스트로 시작했지만, 그 타이틀은 언제든 바뀔 수 있어요. 전 언제나 열려 있답니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