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권씨 대곡문중 종손… 경술국치 2년 뒤 가족들과 망명
[경북도민일보 = 권재익기자] 일제시대 때 독립군 양성과 항일독립전쟁 수행을 위해 설립된 서로군정서(西路軍政署)에서 어사부장 등을 역임한 추산 권기일(1886~1920) 선생이 만주 망명 길에 오르던 행렬을 재현하는 행사가 28일 경북 안동에서열렸다.
안동 권씨 대곡문중의 종손으로 안동시 남후면 검암리에서 태어난 추산 선생은 경술국치 2년 뒤인 1912년 3월 당시 천석지기 종중 재산을 모두 처분하고 가족들과 만주로 망명했다.
선생은 현지에서 부민단(扶民團) 등 독립운동을 위한 교육 활동에 참여, 한인 동포사회의 안정적인 정착과 독립운동 기지 건설에 기여했고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서로군정서에서는 어사부장과 외무담당도 맡았다.
선생은 그러나 1920년 신흥무관학교 인근 수수밭에서 일본군의 총칼에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됐고 이후 대통령 표창(1963년)과 건국포장(1977년), 건국훈장 애국장(1990년)을 차례로 추서받았다.
소달구지에는 가구와 이불, 가마솥 등 당시 사대부집 가재 도구와 곡괭이, 삽, 쟁기, 호미 등 농기구가 실렸다.
추산 선생의 손자인 대용(67)씨는 “자라나는 후손들이 악독했던 일제의 만행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경술국치 이후 안동에서는 나라 잃은 슬픔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애국지사가 8명이나 나왔고 명문거족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만주 망경길에 오르는 애국 행렬이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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