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건달 옷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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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건달 옷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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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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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조인성(25)의 연기력은 의심치 않아도 될 듯 하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봄날’을 통해 잘 생기고 미끈한 꽃미남 배우의 이미지를 극복한 조인성이 15일 개봉하는 영화 `비열한 거리’(감독 유하, 제작싸이더스FNHㆍ필름 포에타)에서 작정한 듯 이제 막 활짝 피어나는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속 조인성을 소개하는 천호진의 “조폭 중에 이렇게 잘 생긴 놈 봤어. 요즘은 조폭도 이래야 돼”라는 대사는 조인성을 놓고 쓴 것 같다.
영화 흥행 잇단 실패에
절실함 생겨
조폭이 아닌
29살의 비루한 청춘 연기

 
▲ 절실함 = 헝그리 정신
 이 영화를 만나기 전 조인성은 절실했다. 드라마에서는 인정받았지만 3~4편의 영화에서 그는 참패에 가까운 수모를 겪었다. 물론 그 과정 역시 본인은 “그 당시의 나에게는 배우로서 좋은 과정을 겪었던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좋은 결과가 없어 나한테는 절실함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선택한 작품을 1년여간 매달리면서 조인성은 치열한 고민을 했다.
 “첫번째는 `내가 과연 조폭으로 보일까?’였습니다. 사실 겁이 나고, 무서웠어요.
 드라마를 통해 주로 부잣집 아들 역을 맡으면서 유약해보이고 부유해 보였는데 삶에 처절한 조폭이 될 수 있을지”
 촬영 초반 인천에서 사흘간 격투신을 찍으면서 불안함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제 이미지를 깨기 위해 더 센 액션신이 등장했습니다. 진짜 차 유리창이 깨져 파편이 튀겼고, 진짜 두드려 맞았습니다. 가짜는 티가 나잖아요”
 조인성은 유 감독에게 “타협하지 말고 끝까지 가자”고 부탁했다. 그러나 어찌나 힘든 액션신이 계속되던지 그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론 `감독님, 이번에는 타협 좀 해주시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 영화 촬영 내내 삶을 곱씹어보다
 `비열한 거리’를 작업한 1년여 동안 그는 병두를 만나며 스스로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내가 과연 인생을 잘 살고 있는 걸까?’라고.
 “배우가, 스타가 된 건 맞습니다. 그런데 내가 과연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 내내 고민됐어요. 혹시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외롭기도 했어요. 점점 더 외로워지는 것 같았어요. 마치 애정결핍에 걸린 것 처럼 누군가의 애정을 갈구하기도 했죠”
 그래서 선배들을, 동료들을 자주 만나게 됐다. 같은 일을 하는 선배와 동료를 만나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고, 조인성 역시 쉽게 그들에게 다가서게 됐다. 플레이보이즈 야구단 활동을 열심히 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아요. 이번에도 촬영 끝나면 진구 형, 효준이 형과 우리집에서 술 마시다 자고 그랬어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게 참 좋습니다”
 인간적인 성숙함까지 느끼게 해 준 영화, 어떤 작품 못지 않게 열심히 한 작품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시사회를 통해 전해지는 관객의 반응은 일단 뜨겁다.
 “양질의 영화가 나왔다는 데 대해 저를 포함한 출연 배우 모두가 자부심을 느껴요. 사심이 없어지게 될 정도고, 그 자체가 아주 기분 좋은 일이죠. 뿌듯해요”
 25살의 조인성은 29살의 `애매모호한’ 나이를 연기해냈다. “이 나이대를 연기해내면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판단도 했다는 그에게 이제 좀 더 막중한 임무를 맡겨도 될 것 같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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