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고속철(KTX) 유치에 드디어 팔 걷고 나섰다. 오늘 공식 출범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가는 유치위원회는 구성부터가 남다르다. 포항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영덕-울진-울릉과도 손을 잡았기에 하는 소리다. 유치위원 270명 가운데 이들 3개 지역 대표가 각각 30명씩이다. 4개 시·군이 공동유치위원회를 꾸린 것이다. 경북 동해안 지역의 염원을 이 `공동’유치위 구성에서 감지하기 어렵지 않다.
4개 시·군이 손을 잡고 보폭을 맞춰야 할만큼 경북 동해안 지역은 대다수 국민의 인식 속에 `교통오지’로 자리매김 돼 있다. 그렇다고 발전 가능성이 없는 지역들도 아니다. 영덕과 울진이 그렇고 울릉 또한 마찬가지다. 투자하면 그 몇 갑절 열매를 거둘 수 있는 지역들이다. 게다가 포항은 경북 제1의 도시다. 철강산업도시인데다 첨단과학도시로서 인프라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해운의 발진기지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다. 한마디로 접근 통로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 밖에 안된다.
포항에도 물론 공항은 있다. 그러나 한계는 이미 드러났다. 날씨가 조금만 나빠도 결항은 다반사다. 개선되지도 않는다. 혈세 낭비만 따를 뿐이다. 그렇다고 철도가 편리하기나 한가. 철도는 빙빙 돌아야 하고, 도로는 비좁고 꽉 막힌 게 동해안의 현실이다. KTX 유치에서 탈출구를 찾으려는 공감대가 갈수록 넓어져 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포항의 고속철 유치에는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기술상 난점이 드러나고, 설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게 관계부처의 설명이다. 당연히 예산도 많이 필요할 것이다. 이 모든 현상을 인정한다 해도 한가지만은 분명히 해둬야 한다. 관계부처가 이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나라의 앞날을 생각하며 밑그림을 그린다면 어떤 철도망을 갖춰야 하는지는 관계부처가 더 잘 아는 일이 아닌가.
포항의 KTX유치는 2009년 영일만 개항과 더불어 경북 발전의 핵심요소로 자림매김하게 해줘야 한다. 글로벌 시대에 기점이 또 하나 마련된다면 이는 나라 발전에도 큰 플러스 요인이다. 되풀이해가며 강조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포항의 KTX 유치는 대륙으로 뻗어나가고, 글로벌 시대를 예비한다는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당장 어렵다고 고개를 젓는다면 그건 정부가 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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