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주민등록증
  • 김용언
아기 주민등록증
  • 김용언
  • 승인 20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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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찡’이라고 하면 누구나 알아듣는다. 누구보다도 군인들 사이에선 잘 통한다. 외출외박증이면 반색을 하고 휴가증을 받으면 입이 귀에 걸리는 때문이다. 이때 받는 ‘증(證)’이 바로 ‘찡’으로 통한다. 이 표현법은 사회에서도 약발이 있다. 운전면허증도, 주민등록증도 줄여서 부르면 ‘찡’으로 통하게 마련이다. 이를 “구두 뒤축에 박는 징을 말하는 거냐”고 반편이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대한민국의 각급 기관단체에서 발급하는 증명서의 가짓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평생에 걸쳐 구두끈 매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호사가가 아니라면 헤아릴 생각조차 하는 사람도 없을 게다. 여성들이 얼굴 매만지느라 콧등 두드리는 시간까지 산출해내는 사람들이니 언젠가는 이 증명서의 종류와 용도까지 세세하게 밝히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1일 포항시가 ‘시대의 산물’을 증명서의 반열에  올렸다. ‘아기 주민등록증’이다. 글자 그대로다. 법적 효과는 물론 없다. 우유병 입에 문채 유모차 몰고 나오다 도로교통법에 걸릴 일도 없을 테니 ‘찡’제시를 요구하는 교통경찰이 있을 리도 없다. 그래도 이 아기주민증은 쓸모가 있다. 어른들의 것과 마찬가지로 들어 있어야 될 내용은 다 들어있다. 주민등록 번호, 주소, 사진,발급일자, 발급기관  같은 것들이다. 여기에 더해 아기 주민등록증엔 혈액형, 탄생시간,엄마 아빠의 연락처와 바람까지 기록돼있다. 어찌 보면 어른들의 주민증보다 ‘개인정보’는 더 풍성한 편이다.
 아기주민증은 저출산 시대의 산물이다. 부모와 아기 모두에게 추억이 되고, 탄생 기념품도 된다. 발급해주는 포항시로서는 내심 ‘출산장려’의 뜻까지 담아주는 것이라해서 망발이라 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아기울음소리는 나라의 숙원이다. 아기 주민증 다음엔 무엇이 또 나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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