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내공부족’을 이유로 20대 국회의원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회의원의 불출마가 노령이나, 다선(多選) 또는 비리에 의한 사법처리의 결과로 이뤄지는 것에 비춰볼 때 김 최고위원의 불출마 이유는 매우 특이하다. 신선하기조차 하다.
그는 ‘내공부족’을 최연소 군수와 도지사를 거치면서 스타의식이 몸에 뱄고 조급증이 지나치게 커졌으며, 결국에는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게 되었다는 말로 표현했다.
‘정치’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자신이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을 잣대 삼아 볼 때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할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널려 있다.
물론 그는 불출마가 정계은퇴로 직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대 총선 이후 재도전이 가능하고 다른 공직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다만 ‘내공’을 더 쌓아 정치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내할 수 있을 때 정치권에 복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 김해 을에서 새누리당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김무성·서청원’에 이어 3위 득표로 최고위원에 입성했으며 자타가 인정해온 ‘경남·부산·울산 차세대 리더’인 그의 결단이 돋보인다.
특히 재직 1년도 안된 새누리당의 국회의원 겸직 장관들이 내년 4월 국회의원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은 정치윤리 측면에서 용납할 수 있는 행태가 아니다. 애초 장관직에 임명될 때 차기 총선 불출마를 분명히 했거나 아니면 입각을 사양했어야 했다. 장관 자리가 국회의원들의 ‘경력용’ 액세서리가 아니지 않는가.
그 가운데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사령탑이다. 그런 최 부총리가 취임 1년만에 경제를 팽개치고 선거에 출마한다면 그건 박 대통령은 물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더구나 최 부총리는 최근 경북 선거구를 찾아 ‘지역구 예산을 많이 챙겼다’는 식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부총리가 경력관리나 지역구 예산확보를 위한 수단이라는 말인가?
김태호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의 영향은 새정치민주연합에도 마찬가지다. 각종 비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진 의원과 호남 다선의원, 입만 열면 문제를 야기한 막말 의원 등도 내년 총선 출마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자백한 ‘내공부족’은 여야 의원 거의 전부에게 해당된다는 게 국민 생각이다. 스스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는 ‘내공부족’ 의원들은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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