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가 우거진 고개, 새도 날아서 넘기 어려운 고개
문경새재 옛길을 걸어보자
  • 윤대열기자
억새가 우거진 고개, 새도 날아서 넘기 어려운 고개
문경새재 옛길을 걸어보자
  • 윤대열기자
  • 승인 20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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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흙길 시원한 그늘 따라 맨발로 걸으며 더위도 씻고 건강도 돋워

▲ 문경새재를 관통하는 길에는 3개의 성곽이 있다. 새재 기슭에서 정상까지 차례로 1∼3관문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사진은 문경새재 1관문인 주흘관. 연합
▲ 문경새재도립공원은 흙길이 잘 보존돼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사진은 문경새재 옛길보존기념비. 연합
▲ 문경전통찻사발축제 때 모습. 연합
▲ 문경새재 2관문인 조곡관. 연합
[경북도민일보 = 윤대열기자] 경상남·북도, 부산시, 대구시, 울산시 등을 합쳐 경상도나 영남(嶺南)이라고 한다. 영남은 조령(鳥嶺) 즉 문경새재 남쪽에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문경새재는 옛날부터 중요한 고개였다. 새재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억새가 우거진 고개, 새도 날아서 넘기 어려운 고개, 하늘재와 이우릿재 사이(새)에 있는 고개 등 여러가지 설이 있다. 임진왜란 때 침공한 왜군이 험준한 문경새재를 비워둔 것을 비웃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문경새재는 산 정상 높이가 642m. 영남에서 한양으로 이어진 길은 김천 추풍령이나 영주 죽령도 있다. 그러나 영남 선비들은 과거 시험을 보러 갈 때 문경새재를 이용했다.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시험에서 떨어지고 죽령을 넘으면 죽죽 떨어진다고 여겼다고 한다.

 ■ 문경새재 흙길로도 유명
 문경새재 길은 포장하지 않은 흙길로도 유명하다.
 이 길은 자칫 포장을 할 뻔했다. 1978년 11월 문경새재를 찾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재 길을 포장해 달라는 경북도지사 건의를 뿌리친 일화가 전해진다.
 박 전 대통령은 “새재 안에 버스나 승용차가 들어가면 보존 관리가 어려울 것이니 관문 밖을 포장해 그 주변에 정류장을 만들어 주차하도록 하고 일대를 도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새재 길은 1관문에서 3관문까지 차 통행을 지금까지 금지하고 있다.
 이같은 자연보존시책으로 문경새재는 지금까지 청정한 자연을 간직하고 있고 옛길도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다.

 ■‘아리랑고개 원조’
 문경시는 문경새재가 오래전부터 서울과 영남지방을 잇는 연결로, ‘아리랑고개 원조’라 여기고 있다.
 문경새재가 고갯길 대명사로 알려지며 각종 아리랑 가사에 등장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는 아리랑박물관 유치에 나서는 등 아리랑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경새재 길은 주차장에서 문경새재 1관문과 2관문을 거쳐 정상에 있는 3관문까지 이어진다.
 길이 전체적으로 완만해 산행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어 4∼5시간 정도면 충분히 오갈 수 있다.
 주차장에서 1관문까지는 평탄하다.
 
 ■ 한양 모습 재연 촬영세트장 인기
 1관문을 지나면 조선시대 한양 모습을 재현한 촬영세트장이 있다.
 이 세트장은 2000년 방영한 KBS 사극 ‘태조 왕건’ 때 건립한 뒤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며 전국에 촬영세트장 건립 붐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곳 만큼 꾸준히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은 드물다.

 문경시는 태조 왕건 세트장이 낡아 인기가 시들하자 2008년 이를 철거한 뒤 조선시대에 맞는 사극 세트장을 새로 만들었다.
 
 ■ 문경전통찻사발축제장 눈길
 드라마나 영화 촬영에도 사용하나 문경전통찻사발축제장으로도 전국에 알려져 있다.
 이바람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세트장을 지나면 조금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계곡을 따라 흙길이 이어진다.
 조령원터, 신·구 경상감사가 업무를 인수인계한 교귀정을 만날 수 있다.
 
 ■ 조령원터 ‘교귀정’ 주목
 조선시대 세운 것으로 보이는 ‘산불됴심’ 비석도 눈길을 끈다.
 근대화 이전에 건립된 한글비석은 이 비석을 포함해 4개만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송진 채취 때문에 상처 자국이 남은 소나무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 새재 길 6.5㎞ 관광객 넘쳐나
 3관문을 지나면 충북 괴산 땅이다.
 1관문에서 3관문까지 거리는 6.5㎞다. 올 여름들어 흙길을 맨발로 걸으면서 더위도 씻고 건강도 돋우는 사람이 많다.
 발바닥은 제2의 심장. 그래서 문경새재를 찾는 사람들은 새재 과거길을 맨발로 걷기를 즐긴다.
 사계절 어느 때나 아름다움이 있다.
 겨울에 눈이 와도 좋고 봄 가을에는 꽃과 단풍이 반기며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이 유혹한다.
 문경시와 문경문화원은 연간 5회에 걸쳐 공연을 보고 소원지를 쓰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달빛사랑여행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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