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수은은 그 독성 또한 가벼이 여길 수 없다. 형광등만 하더라도 평균 25~30㎎이 들어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토끼 한 마리를 즉사시킬 수 있는 분량”이라고 설명한다.사람이 집단 피해를 입은 사례는 `미나마타병’만 생각해도 충분하다. 밀폐 공간 속의 수은이 공기와 만나 증발하면서 만들어내는 유독가스가 옛 중국 진시황 무덤의 도굴을 막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기중 수은 가운데 `중국발(發) 수은’은 가장 경계 대상이다. 바람을 타고 멀리 미국까지도 날아간다. 미국에 떨어지는 수은의 20~30%가 중국발로 측정됐을 정도다. 미국이 이 정도면 가까운 한국은 섬뜩할 지경이다. 서울 공기 속 48%가 중국발이라고 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이승목교수(환경보건학과)팀이최근 밝힌 내용이다.
우리 국민의 혈중 수은 농도는 미국과 독일의 5배를 넘는다. 평균 4.34㎍/ℓ라고 지난해 환경부가 밝혔었다. 3.5㎍/ℓ인 중국보다도 오히려 높다니 심각한 일이다.대구·경북 지역 주민은 어떤가.최근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5.84~8.36㎍/ℓ다. 2005년엔 4.34㎍/ℓ였으니 많이도 높아졌다. 이에 대해 음식물 탓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비광산 지역 주민들의 혈중 농도가 광산지역보다 높게 나온데 근거한 추론이다.
그나마 한가지 다행인 것은 권고치인 15㎍/ℓ에 훨씬 밑돈다는 사실이다.당국자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그래도 찜찜하다.이제부터는 형광등 하나라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게 좋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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