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세종대왕함 진수식에서 “정말 이 좋은 배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냐 곰곰이 생각도 해보았다”고 말했다. 이지스함 보유에 대한 일말의 회의가 느껴진다. 물론 노 대통령은 “우리가 언제까지 북한하고만 아옹다옹하고 있을 일은 아니지 않으냐”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과 대치하며 엄청난 에너지를 군비에 동원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그러나 노 대통령 발언은 `유비무환’이라는 기본적 안보관을 경시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 충분하다. 지금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해 남한 뿐만 아니라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겨우 이지스함 1척을 보유했을 뿐인데 “정말 이 좋은 배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냐”고 한다면 우리의 적정 군사수준은 무엇이라는 말인가.
이지스함을 보유한 나라 가운데 스페인과 노르웨이는 가시적 적대국 없이 평화를 누리는 나라다. 이런 나라까지 이즈스함을 보유하는 데 왜 우리에게 이지스함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발상은 안보를 경시한다는 지적을 낳기 충분하다. 북핵은 “자위 수단”이라고 평가하면서 왜 우리는 이지스함을 갖는게 부담스럽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지스함 진수식 당일날 북한은 함경남도 인근에서 사거리 100㎞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여러 발 발사했다. 더구나 우리 군은 이지스함 진수식이 끝날 때까지, 그리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할 때까지도 이 사실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이지스함이 왜 필요한지, 능력만 된다면 더 많은 이지스함을 가져야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여기에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지스함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진다. 자기들은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남한이 자위수단으로 이지스함을 진수시킨 것을 무력시위로 협박하고 나선 것이다. 교활한 저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다면 그건 여러척의 이지스함으로 도발의욕을 철저히 응징하는 방법밖에 없다.
북한의 미사일발사는 또 2·13 핵폐기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북한에 대해 쌀지원을 중단한 남한을 향한 일종의 무력시위로도 보인다. 이 또한 가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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