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에 출연하는 배우 이순재(81)가 소위 '막장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방송사들이 앞다퉈 '막장드라마'를 편성하는 요즘의 상황에 대해 일침을 던졌다.
이순재는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그래 그런거야' 제작발표회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막장드라마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그런 드라마를 우리끼리는 '돌연변이 상황' '미친X들의 향연'이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청자들은 그런 드라마를 '어디까지 가는지 보자'라는 심정으로 내려보고 있는 것"이라며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바람나고, 형수랑 바람나고. 정상적으로 상황을 갖춰서 좋은 글 쓰기가 어렵지 막장드라마 쓰는건 쉽다"고 꼬집기도 했다.
휴식기에 베트남으로 골프여행을 갔다가 '지붕뚫고 하이킥'을 본 적이 있는 현지 캐디들에게 둘러싸이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는 그는 "이제는 우리만 보는 게 아니다. 드라마가 우리의 문화와 역사, 국민적 수준을 대변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현실을 바꾸려면 방송사가 시청률의 유혹을 이겨내고 드라마 제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작품 출연에 "좋은 작품을 만나는 건 배우에게도 큰 행운"이라며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김 작가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표시했다.
또 그간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쪽대본과 관련해서도 "이번 드라마는 아직 방송 전인데 대본이 12회까지 나와있다. 연기자들이 자기 역할과 드라마의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표현할 여유가 있다는 것"이라며 "요즘은 쪽대본 때문에 한번 읽어보고 녹화를 한다. 막 연기를 시작한 아이돌 출신이나 60년 경력의 나나 연습과정이 똑같다. 그런 배우들이 작품 하나가 잘되면 스타가 돼서 광고 찍고, 연기 연습은 끝난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예전에 비하면 요즘 젊은 배우들은 정말 똑똑하다. 김 작가가 직접 나오는 대본 리딩이 젊은 친구들에게 부담이 되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그런 과정, 현장에서 선배 연기자들로부터 배우는 것들을 잘 새겨들으면 금새 훌륭한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순재는 13일 오후 8시45분 첫 방송하는 '그래 그런거야'에서 재단사로 자수성가한 유쾌한 노인 유종철 역을 맡았다. 연합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