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포스코 철강기술, 48년만에 해외로…
  • 이진수기자
‘세계 최고’ 포스코 철강기술, 48년만에 해외로…
  • 이진수기자
  • 승인 201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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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고유 기술 판매한다
   
▲ 포스코는 올해 파이넥스 공법,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CEM) 기술을 해외에 판매한다. 창립 48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 기술력을 갖춘 것이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 1월 북미국제오토쇼에 선보인 포스코 첨단 자동차강판. 세계 철강사 최초다.
   
▲ 포스코 고강도강이 70% 들어간 쌍용차 ‘티볼리 에어’에 시승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포스코 고유 기술이 해외로 진출한다. 포스코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철강기술 판매는 포스코 48년 역사에 처음이다.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것이다. 한국은 유럽, 일본에 비해 철강 후발주자. 자본, 기술,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1968년 포항제철소를 창립했다. 일본 등 철강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 포항제철소가 자리한 영일만은 숱한 고초와 난관, 영광과 환희의 역사를 안고 있다. 수많은 근로자의 땀과 눈물, 기쁨도 함께했다. 그리고 선진기술 수혜국가에서 시혜국가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기술 판매로 새로운 수익창출 및 세계 철강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포스코가 기술을 판매하는 방식은 계약에 따라 판매된 기술을 직접 사용한 철강사에서 사용료를 받는 것이다.
 또 기술이나 설비모델을 채용한 건설 회사가 설비공사를 수주하고 그 금액의 일부를 포스코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엔지니어링 사업으로 기술 인력 파견 등의 용역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당장 판매가 가능한 것은 포스코 순수 기술의 결정체인 파이넥스(FINEX) 공법과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CEM).
 이를 각각 또는 둘을 결합해 판매한다.

 △새로운 수익 창출·세계 철강기술 선도
 파이넥스 공법은 제철소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재정과 인프라가 열악한 신흥국가에서 기술 판매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1992년 파이넥스 공법 개발에 착수, 2003년 포항제철소에 연산 60만t의 파일럿(시험생산) 플랜트에 이어 2007년 5월 파이넥스 2공장(연산 150만t)을 준공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파이넥스 3공장(연산 200만t)을 지어 2014년 1월 가동했다. 3공장 건설에 1조3000억원이 투자됐다.
 파이넥스는 용광로(고로)에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를 투입하기 전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코크스공정과 소결공정 생략으로 용광로에 비해 투자비가 절감된다.
 특히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황산화물(SOx)의 경우 용광로 대비 97%, 질소산화물(NOx)은 99%, 비산먼지는 72% 감소된다.
 철광석 매장량 중 80% 이상을 차지하고 가격도 20% 이상 저렴한 지름 8㎜ 이하 가루 형태의 저품질 철광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원가 또한 줄어든다.
 ‘경제성’‘친환경성’이 최대 장점인 파이넥스는 세계 100년 철의 역사를 새롭게 쓴 제철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CEM은 쇳물을 굳히는 연주공정과 철강재를 얇게 펴는 압연공정을 하나로 통합한 신기술.
 고온 슬라브를 식히지 않고 바로 코일로 압연한다.
 가공비 절감과 에너지 손실 저감 효과가 높아 고효율 친환경 설비를 요구하는 철강 선진국에서 각광받고 있다.
 포스코가 이번에 기술 판매에 나선 것은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 상황에서 기존의 철강제품 판매 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연구개발로 축적된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중국 중경강철과 이란 PKP사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15건을 추진하고 있다.
 CEM 기술은 독일 철강엔지니어링 업체인 SMS사와 계약을 맺고 공동 마케팅을 통해 7건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다른 철강사가 가지지 못한 고유 기술 100여개를 개발하고 있다. 향후 더 많은 기술 사업화가 기대된다.
 박영수 포스코 행정섭외그룹장은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 상황에서 제품 판매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수익창출과 철강기술 선도 차원에서 세계시장에 기술을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술 판매의 첫 국가는 중국과 이란이다.
 포스코는 2월 29일 이란 PKP사와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연산 160만t 규모이며 총 투자액은 16억달러(약 2조원)이다.
 포스코는 자체 비즈니스 모델인 ‘포이스트’를 이 프로젝트에 이전하고 전체 투자비의 8%를 담당한다.

 △중국·이란에 일관제철소 건설, 포스코그룹 시너지 효과
 포이스트는 파이넥스 공법과 CEM 공정을 결합한 모델이다. 이란 제철소 사업은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연산 160만t 규모의 파이넥스-CEM방식이 도입된다. 2단계는 연산 60만t의 냉연 및 도금라인을 설립할 방침이다.
 내년 3월 착공 예정이다.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포스코에너지 등 패밀리사도 참여한다. 그룹의 시너지 효과다.
 일관제철소는 쇳물부터 각종 철강제품까지 생산하는 제철소를 말한다.
 포스코 기술이 중동에 완성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이란 진출이 본격화됐다. 우리 기술로 중동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진출은 이미 지난해 시작됐다.
 중국 충칭지역에 파이넥스 공법과 CEM 기술을 결합한 제철소 합작사업에 대해 지난해 양국 정부 승인을 받았다.
 연산 300만t 규모의 제철소는 열연제품과 고급 선재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베트남,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여러 나라와도 파이넥스 공법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
 첨단 자동차강판 생산 역시 포스코의 핵심 전략이다.
 포스코는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2016 북미국제오토쇼에서 기술전시회를 가졌다. 

 세계 철강사 중 최초이다. 기술의 자신감이다.
 △더 가볍고·더 튼튼한·더 친환경적인 자동차강판
 트윕(TWIP), 고온프레스성형(HPF)강과 같은 포스코 고유 제품 등 30여종의 미래 자동차 소재를 선보였다.
 트윕강은 전세계에서 포스코가 유일하게 양산에 성공한 강재. 강도와 가공성을 모두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꿈의 강재로 평가받고 있다.
 충격 흡수가 탁월해 충돌시 주로 자동차의 앞뒤 부분인 범퍼빔 등에 적용해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HPE강은 열처리 때 가공성을 높인 제품으로 통상 철강재의 강도가 1.5 GPa(㎟당 150㎏까지 하중을 견딘다는 뜻)보다 높아질 경우 가공이 어려워지는데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이 제품은 측면 충돌 또는 전복 사고 때 외부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해야하는 센터 필러(차의 기둥) 등에 적용된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첨단 자동차강판을 모두 적용한 이상적인 철강 차체도 공개됐다.
 이 차체는 유럽 신차 평가 프로그램(NCAP)과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기준에 따라 수행한 성능평가 실험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별 5개와 굿(good) 등급을 받았다.
 철강 차체는 무게가 기존 준중형급 차체에 비해 약 26.4% 가벼우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성이 검증됐다.
 또 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하는 평가에서 일반 내연기관 차체에 비해 50%, 같은 크기의 전기차 차체보다 9% 가량 배출량이 적었다.
 ‘더 가볍게, 더 튼튼한, 더 친환경’의 자동차강판이다.
 포스코는 도요타,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톱 자동차 15개사를 비롯해 세계 완성차업체 및 부품 제조사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이달 중순 GM 자동차로부터 올해의 우수 공급사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쌍용자동차는 이달 초 티볼리 에어 차량을 공식 출시했다. 이 차량은 포스코의 고강도강이 70% 적용됐다.
 티볼리 에어는 지난해 1월 출시 이후 국내외 SUV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티볼리의 후속 롱바디 모델이다.
 1일 출시된 르노삼성 SM6 차량에도 포스코 강재가 적용됐다.
 포스코는 최근 아르헨티나 살타 주에서 상업용 리튬 생산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올해 준공과 함께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리튬공장 건설은 세계에서 포스코 처음이다.
 2010년 리튬 추출 관련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정도로 최고 기술을 자랑한다.

 △아르헨티나에 리튬공장 건설, 상업화 추진
 살타 주의 포주엘로스 염호에 들어설 공장은 2차 전지용 고순도 리튬을 연간 2500t 생산한다.
 자동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생산하는 국내외 양극재 제조업체에 공급된다. 
 전기차 한대당 배터리 원료로 리튬이 40kg 정도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약 6만대 분량이다. 향후 연간 4만t으로 확대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리튬 생산은 한·아르헨티나 양국에 미래를 약속하는 신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리튬은 세계시장 규모가 2002년 7만t에서 2014년 17만t 규모로 성장했다. 2020년에는 27만t으로 전망되는 유망시장이다.
 국내외 관련 업체들이 포스코에 리튬 공급 계약 가능성을 타진해 오고 있다.
 포스코가 파이넥스 공법,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 고연성 린 듀플렉스 스테인리스강, 자동차강판, 리튬 추출 기술 등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제품과 기술을 보유하고 판매하게 된 것은 연구개발(R&D)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
 기술의 원천은 연구개발이다.
 지난 2002년 포스코의 연구개발비는 1841억원, 2010년에는 47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듬해 6133억원, 2014년 5450억원, 지난해는 6000여억원이다.
 한해 평균 5500여억원이며 매출액 대비 1.5%~2.0%이다. 세계 철강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기술의 원천은 연구개발, 미래에 대한 투자
 세계 철강산업이 장기간 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포스코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황 극복의 하나로 원가절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에 대한 과감한 투자이다.
 결국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세계 철강사 가운데 6년 연속 경쟁력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세계철강협회 연례 총회에서 올해의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에 이어 두번째다. 세계가 포스코의 외형보다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다.
 김대인 포스코 홍보팀장은 “포스코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동력은 무엇보다 기술력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고 수준의 기술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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