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은 야간 작업을 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남들은 편안히 잠든 시간에 불을 밝히는 사람은 그야말로 일꾼이다. 행여 불빛이 새어나갈까봐 담요를 뒤집어쓰고 손전등으로 책을 읽는 기숙사의 `공부벌레’들을 생각하면 된다.
어제 본보가 상주시청의 새로운 모습을 소개했다. 지난 해와 비교하면 올들어 전기료가 한달 평균 100만원쯤 늘어났다는 내용이다.공무원들이 일과시간 이후 2~3시간 연장 근무하는 때문이다.그런데 이정백 상주시장의 관사에서 빤히 확인할 수 있는 남성청사만 전기료가 급증한다니 괴이쩍다.`철밥통’퇴출 바람의 여파일 것이다. 시장님의 눈도장이라도 받아야 마음이 놓일만큼 절박한 사연이라도 있는 것인가.
상혼(商魂)은 장사꾼들의 얄팍한 이익 추구 심리를 일컫는 말이다. 공무원들이 전기료까지 올려가며 야근하는 목적이 시장님의 눈도장이 필요해서라면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난감해진다. 참다운 일꾼은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 소신도 쉽사리 꺾지 않는다.
상주시청의 새로운 야간근무 풍속도는 연구대상이다. 정말로 올라가는 전기료보다 몇 갑절 많은 생산 효과를 올릴 일이 있기는 한 것인가. 아니면 …. 정약용이 이런 말을 했다. “벼슬이란 것은 갑자기 올라가다간 떨어지기 쉬우며, 임금의 총애가 지나치게 높다간 그 총애가 도리어 쇠퇴하기 쉬운 법이다. 내가 3품관으로부터 7품관으로 떨어져 내려오게 된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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