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0일 사이 하루 독도서 바둑 대국
“한국 사람이 한국 땅에서 바둑 한판 두는데 문제 될 게 있나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세계적인 화제가 된 이세돌 9단은 “독도에서 대국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가수 김장훈의 조심스러운 제안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중국 을조리그 직후의 스케줄인데도 흔쾌히 수락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대국으로 생겨난 바둑 열기를 이어가고, 상금을 기부해 나눔에 동참하는 취지”라는 김장훈의 말에 공감을 표시했다.
두 사람은 오는 28~30일 사이 하루를 골라 독도에서 특별 대국을 펼친다. 날씨에 따라 독도 입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대국 일자를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대국은 2인 1조 페어 바둑 형식으로 치러진다. 이세돌 9단과 여류 아마 기사이자 바둑 캐스터인 장혜연이 한팀, 김장훈과 아시안게임 페어 바둑 금메달리스트인 이슬아 4단이 한팀으로 대결한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인터뷰한 김장훈은 “한국 바둑의 랜드마크인 이세돌 9단과 한국기원 홍보대사인 제가 바둑 보급과 나눔을 위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관광지’ 독도에서 바둑을 한판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벤트에는 ‘독도 나눔 대국’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김장훈과 이세돌 9단은 승자팀이 500만원, 패자팀이 1000만원을 내 1500만원을 마련하고 후원금을 더해 기부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김장훈은 “상금을 교차 기부하는데 지는 쪽은 기부를 많이 해서 좋고, 이기는 쪽은 이겨서 좋다. 나눔을 솔선수범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승부의 세계에선 긴장감이 필요하다”고 웃었다.
이세돌 9단 팀과 월등한 실력 차로 뻔한 승부가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페어 바둑의 묘미를 강조했다.
“실력 차는 당연하죠. 하지만 페어 바둑은 2인 1조로 각자 순서대로 한 수씩 두는데 같은 팀끼리 상의할 수가 없어요. 프로 기사가 아무리 잘 둬도 같은 팀의 아마기사가 그 수를 읽지 못하면 악수가 돼죠. 변수가 많아 굉장히 재미있을 거예요.” 그는 “이슬아 4단이 어린 시절 천재 기사로 주목받은 페어바둑 금메달리스트이고 난 이번 대국을 위해 한국기원 사이트에서 바둑을 하루 10판씩 두며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독도 대국에는 이세돌 바둑 연구소의 기재(바둑 재능)가 있는 어린이 10명이 참여한다. 상금과 후원금의 기부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어려운 시절을 보내는 사회 여러 곳에 두루 나눠 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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