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짝 찾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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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짝 찾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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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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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옥근/의학박사  
 
 유월이 오면 그땐 온 종일/나는향긋한 건초 속에 임과 함께 앉아/산들바람 부는 하늘에 흰 구름이 지어놓은/눈부신 높은 궁전들을 바라 보려네/그녀는 노래 부르고 나는 노래지어주고/아름다운 시 를 온종일 읽으려네/남몰래 우리 건초집 속에 누워 있을 때/오, 인생은 즐거워라 6월이 오면.
 로버트 브리지즈 의 `6월이 오면’ 이다. 브리지즈는 6월을 아주 한가하고 아늑하고 느긋하게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네 살림살이는 바쁘기만 한 달이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 스승, 부부의 날이 연이어 있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도 여유롭고 한가롭기만 한 날들이 별로 없이 바쁘고 고단하기만 했다.
 처음부터 답이 나온 뻔한 지방선거를 치르면서도 마지막 날 까지 우리는 잠을 빼앗기며 피곤하고 바쁘기만 했다.
 어느 식당을 경영하는 아저씨의 말씀처럼, `차라리 선거가 없을 때 보다 경기가 못하다’ 고 야단이다. 하기야 선거 며칠 전부터 엄포로 단체모임을 근절 시켰으니 그도 그럴법한 이야기다. 이제 제4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니, 월드컵 축구로 밤을 지새워야 할 `대~한민국’ 백성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 이겼다고 기분 좋아 한잔, 져서 기분 나빠 한잔, 붉은악마로 빨갛게 물들인 파도치는 화면 앞에 모여 앉아 한(恨) 많은 이민족의 한풀이를 다시 해보리라.
 밭에서는 보리가 익고, 밀이 누렇게 여물어 가는 이때를 망종(芒種) 이라 해서 불을 때던 온돌방에 부엌의 부지깽이도 거든다는 본격적으로 바쁜 농사철이며 더위도 시작되지만 동해안의 저온현상은 두어 달 이어져 가고 제멋대로 오르던 기름 값 걱정은 언제나 멈추려나.
 며칠 전 동해안의 밤하늘을 불야성으로 만든 제 3회 포항 국제불빛축제는 매년 규모나 기술면에서 더더욱 향상해가면서 명실공히 국제수준급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존스타인백은 불만의 계절에서 `6월은 온천지에서 활력이 넘치며 모든 가능성을 배태한 계절이라 했다.
 우리네 사는 여리(閭里) 물이고인 습지대에는 짝 찾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비만 오려면 전설이 담긴 청개구리 울음소리를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계절이다.
 우리 민족은 조용하게 홀로 있으면 안 되는 민족인가보다. 신바람 꽃바람 어우러져 한바탕 한탕바람으로 흔들어 놓아야 되는가 보다.
 6월은 여름이 성큼 시작하는 달이다. 5월 `계절의 여왕’이 잉태했던 봄을 아름다운 꽃동산으로 해산(解産)하고 진액을 쏟아낸 후에 여름을 맞으면서 몸단장을 새롭게 하는 6월에 들어서면 포동포동 생기나는 관능의 여체 모양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며 반질반질 윤기 나는 나뭇잎사귀들이 우리 눈을 현란케 한다.
 명화무실(名花無實)이요, 채운이산(彩雲易散)이라 했던가. 예쁘고 곱고 소문난 꽃나무 일수록  열매는 신통치 않은 법이요, 아로 새긴 구름은 쉽게 흩어진다고 했으니 아름다운 꽃이 진 자리는 열매또한 신통치 않다.
 꽃도 좋지만 산야에 검푸르름도 더 좋다. 토실토실 살 오른 검붉은 잎들이 초여름 미풍에 흔들거릴 때마다 햇빛에 부딪혀 반사 하는 모습이 마치 떼를 지어 산란하러 올라가는 고기떼들의 비늘처럼 형형하기만 하다.
 바다에 갈매기 날고, 논두렁에 물이 가득, 포철 용광로 붉은 쇳물이 쉼없이 흘러내린다. 영일만에서 돛 달아라. 어기여차 배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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