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황교안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성주에서 차 안에 갇혀있다가 가까스로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나라의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이 차 안에 갇혀있어야 했으니 가벼운 사태는 아니다.
황 총리와 한민구 국방장관의 이날 성주 방문 목적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성주 배치 결정 설명회 참석이었다.
그러나 물병과 달걀 세례만 받고 물러서야 했다. 황 총리는 무려 6시간 30분 동안이나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때문에 ‘사실상 감금’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날 사태로 참외의 고장 성주는 ‘사드 난기류’에 더 깊숙이 휘말리게 됐다. 대통령을 대신한 국무총리와 안보 책임자인 국방장관이 주민들의 반발로 갇혀 있어야 한 것만도 가벼이 넘길 문제가 아니다. 와중에 경북경찰청장은 물병에 맞아 피를 흘려야 했다. 게다가 현장을 취재하던 사진기자가 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주민들 또한 경찰과 경호팀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맞서고 있다. 경찰이 팀을 꾸려 수사를 시작했으나 얽히고설킨 실마리를 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마침표를 찍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사태다.
그는 성주군민의 물리력 행사 절대 배제도 당부했다. 국책사업마다 달라붙는 외부 전문 시위꾼의 해악은 한두 번 봐온 일도 아니다. 가장 우려했던 일이 성주에서도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성주는 며칠 안에 서울에서도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성주의 공동위원장이 만류한다고 가세하지 않을 전문시위꾼이 아님은 경험으로 겪어봐서 잘 아는 일이다. 궐기대회를 서울로까지 확대하지 않아도 성주 주민의 의사는 제대로 알린 게 현재상황이다. 성주를 벗어나 판을 키우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전자파 불안감’이다. 때문에 군(軍) 당국은 군사기밀 시설까지 공개해가면서 주민들을 안심시키려 하고 있으나 현재 나타난 성과는 없다. 혼란뿐이다. 사드는 나라의 안전을 지키려면 성주뿐만 아니라 몇개 지역에 더 배치해도 될 시설이다. 현재 성주 한 곳에 배치하는데도 온 나라가 벌집 쑤셔놓은듯 소란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안보를 운위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정부는 노력하고, 성주는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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