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 위에 내려앉은 하늘 날고 싶은 ‘물고기의 꿈’
  • 이경관기자
도자 위에 내려앉은 하늘 날고 싶은 ‘물고기의 꿈’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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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옥 작가 인터뷰
   
   
   
   
▲ 명작갤러리는 오는 30일까지 김명옥 작가의 ‘꿈꾸는 물고기展’을 연다. 사진은 김 작가와 ‘꿈꾸는 물고기’ 시리즈 작품.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바닷 속을 헤엄쳐야 할 물고기가 하늘을 난다. 이것이 가능할까. 현실에서는 불가능할지 몰라도, 상상, 꿈 속에서는 가능하다.
 하늘을 날고 싶은 물고기의 꿈이 갤러리 가득 넘실댄다.
 포항명작갤러리는 오는 30일까지 김명옥 작가의 개인전 ‘꿈꾸는 물고기展’을 연다.
 8일 갤러리에서 김 작가를 만나,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전시를 열게된 소감은.
 “언제나 대중들에게 나의 작품을 선보일 때면, 신인작가처럼 떨림을 느낀다. 매 전시는 나의 삶에 대한 결과물이다. 부끄러우면서도 너무나 행복하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은 도자 타일에 그림을 담은 것으로 아기자기함과 함께 일상 속에 스민 예술작품처럼 친근한 것이 특징이다. 그 때문에 대중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전시 타이틀이 ‘꿈꾸는 물고기’다. 그 의미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다보니, 추구하는 가치관이 달라짐을 느낀다. 어릴 때는 부모님의 가치관에, 이십대 이후부터는 현실에 맞춰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인생의 허무함이 찾아오더라. 그 허무함을 이기기 위해 나는 쉼없이 떠났고, 그 때마다 짧은 만족과 더 큰 공허를 느껴야했다. 여행을 떠나도 결국, 내가 돌아와야 하는 곳은 일상이었다. 일상이 지리멸렬하지 않고 풍요롭기 위해서 나는 꿈이 필요했다. 그림은 내게 일상이자 또 다른 세계였다. 나는 작품에 나의 꿈을 반영해 그리기 시작했다. 즉 꿈꾸는 물고기는 ‘나’라고 할 수 있다.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모든 작품들은 내가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 것으로 결국 이번 전시는 나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대상으로 물고기를 가져온 이유가 있나.
 
“물고기는 평생을 바다나 강에서 산다. 그들에게 그곳이 세계의 전부다. 결국 그들에게 하늘은 바닷 속, 강 속의 일부다.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가보지 못한 곳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꿈이 아닐까. 물고기에게 꿈은 다른 세계로의 떠남이 즉,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닐까 상상해봤다. 또한 나는 오랜 세월 바다를 벗삼아 살았기 때문에, 물고기가 친숙하다. 그것 또한 대상으로 물고기를 정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작품 소재 캔버스가 아닌 도자 타일로 독특하다. 작업 방법은.
 
“초벌 구워진 도자타일에 도자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뒤, 다시 한 번 더 구워 완성한다. 그림의 경우, 머릿 속으로 수많은 스케치를 그린 뒤, 작업 직전에 대강의 구도를 그리고 바로 붓을 잡는다. 나는 섬세한 작업을 선호하기 보다, 붓 한 번이 주는 상징성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편으로 실제로 작품에 임하는 시간보다, 작품에 대한 구도나 생각을 정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색채의 사용이 한정적이다. 그 이유는.
 
“화사한 색감을 다채롭게 사용하는 것보다, 한정적인 색채에 농담을 달리해 깊이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꿈이란 것의 간절함, 진실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절제된 색을 통해 상징성을 담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작품 자체가 나의 이야기인만큼 나를 상징할 수 있는 색채를 위주로 사용했다”
 -주제가 꿈이다. 대중들에게 궁극적으로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는.
 
“이번 전시는 나를 비롯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박수다. 꿈은 꾸면서 노력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모순이다. 내게도 꿈을 꾸지 않음이 버거웠던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꿈꾸는 물고기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과정 속에서 너무나 행복했다. 하늘의 별을 따듯, 높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한 걸음 꿈과 마주할 수 있는 것이 꿈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꿈을 점검하고 그 꿈을 잘 가꿔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꿈 꾸는 어른이고 싶다. 당분간은 꿈에 대한 주제로 그림을 그릴 계획이다. 소재는 물고기에서 다른 것으로 점차 바꿔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이다.”
 어른이 꿈을 꾼다는 것.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정말이지 꿈 같은 소리다. 그러나 김명옥 작가에게는 그렇지 않다. 꿈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곧 꿈이 되는 것. 그것이 김명옥 작가가 말하는 진정한 꿈이 아닐까.
 김 작가의 꿈을, 우리의 꿈을 마주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포항 대잠동 명작갤러리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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