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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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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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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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세탁’에 대한 개념은 OECD와 우리사회의 그것간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전자에서는 불법적 무기 판매, 밀수, 조직범죄, 횡령, 내부거래, 뇌물수수 및 컴퓨터 사기 등 범죄행위를 통해 얻은 수입을 불법적으로 운용해 자금의 원천을 은폐하는 행위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비자금이나 탈세로 조성한 이른바 검은돈을 다른 계좌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수법으로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돈세탁 수법의 본질은 `넣었다 뺐다’에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검은돈은 슬그머니 `흰돈’이 되어 원래 검었던 몰골을 숨기게 된다. 그 세탁술이 기업에서 정치판으로 넘어갔는가. 범여권이 근래 벌이고 있는 헤쳐모여식 정당해산과 잇단 창당, 합당 움직임이 `당세탁’ 노림수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새천년민주당이 찢어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된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사람들과 민주당이 새로 합치기도 하고, 또 다른 정파모임을 만들 궁리도하며, 또 열린우리당에 남은 사람들이 무슨 소리들을 웅얼거리며 `대통합’을 주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지럽다. 몽켰다가 흩어지고 다시 이합집산하는 복잡한 광경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어느새 이당저당 바꾼 국회의원들의 `원적’을 기억하기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지금 범여권으로 불리는 정치인들의 분당과 창당과 합당의 현란한 이합집산 의도는 성공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돈세탁이건 당세탁이건 결국은 그 본래 색깔이 들통나게 되어 있다. 당을 세탁했다고 해서 구성원의 생각까지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우리 국민들은 지금 정파들의 당세탁쯤이야 더듬어낼 만큼의 기억력은 가지고 있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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