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문서에는 김만제 전 회장이 도곡동 땅을 `이명박 씨 것’이라는 식으로 말을 하긴 했다. 김 전 회장은 “도곡동 땅의 실질적 소유자가 이명박씨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감사원의 질문에 “예. 알고 있다. 김광준 (포철) 상무가 위 부지를 매입했다고 저에게 보고하면서 알았다”고 답변했다. 일단 이 후보 소유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그건 직접 확인한 것도 아니고 `보고’를 받았다는 것 뿐이다.
그러나 김 전회장은 범여권에 의해 감사원 서류가 공개되자 “당시 그런 소문이 파다하다는 말을 듣고 그런 식으로 답변할 것일 뿐”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또 “김광준 상무가 이 땅이 실질적으로 이명박 땅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보고해서 감사원측에 그렇게 대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나 본인 누구도 실질적 소유주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후를 생략하고 “김만제 전회장이 이 후보 땅을 확인했다”고 떠벌이고 있는 것이다.
1998년이면 김대중 정권의 서슬이 시퍼럴 때다. 포철감사도 그래서 시작됐을 것이다. 감사원에서 도곡동 땅이 이 후보 소유였음을 확인했다면 조용히 있을 분위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런데 감사원도, 사정기관도 잠잠했다. 세금으로 두드릴 수도 있었을 텐데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도곡동 땅=이명박 소유’가 사실이 아니라 `소문’에 지나지 않았었음을 말해준다.
문제는 감사원 서류가 공공연하게 유출돼 야당 후보 죽이기에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정원이 정치사찰을 않는다면서 이 후보 뒤를 조사한 것과 다르지 않다. 감사원이 언제 국회의원에게 이런 성격의 서류를 열람시켰는지, 그리고 여권 의원이 이를 폭로하자마자 “사실이다”고 맞장구쳤는지 기억이 없다. 더구나 박근혜 후보측 까지 부화뇌동해 이명박 죽이기에 가세했다. 누가 동지이고 누가 적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그것도 한나라당 후보청문회가 끝난지 하룻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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