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잠잠하던 타선이 폭발하면서 정규 시즌 순위도 3위까지 올랐다.
주포 심정수가 살아나고 곳곳에서 해결사가 등장하는 등 타선의 응집력이 좋아졌다는 것으로 삼성 상승세를 진단하는 게 주를 이룬다.
선동열 삼성 감독의 표정도초반에 비해 한 층 밝아졌다.
삼성 내부의 얘기를 들어보면 성적이 좋아 선 감독이 잃었던 미소를 되찾았다기보다 역으로 웃는 낯을 보여준 덕분에 성적이 나아졌다는 얘기가 설득력이 있다. 계기가 있었다. 선 감독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뛰던 시절 은사로모셨던 호시노 센이치 일본대표팀 감독이 전력 탐색 차 대구를 방문했던 지난달 6일이다.
삼성은 당시 두산에 6-10으로 패했다. 스승 앞에서 이기고 싶었던 선 감독의 체면도 말이 아니었다.
시즌 초반부터 계속된 타선 부진 탓에 선 감독의 얼굴에는 그늘이 더 많았다. 부진의 정점은 이날이었다. 3년 만에 선발로 등판한 두산의 노경은을 상대로 삼성은2점을 뽑는데 그쳤다.
대폭발 일보직전에서 선 감독은 주변의 만류로 가까스로 참았다. 대신 더그아웃에서 부드러운 모습으로 `케세라 세라’(될대로 대라)라는 자세로 편안하게 팀을 이끄는 게 낫겠다는 주변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감독 데뷔와 함께 한국시리즈를 2년 연속 우승한 선 감독이나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4강권에서 겨우 헤매는 현실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더그아웃에서는 타자들을 다그칠 수밖에 없었고 타자들도 생각처럼 풀리지 않자주눅이 드는 악순환이 되풀이 됐던 셈.
그러나 `그 날’ 이후 선 감독이 야단을 줄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자 타자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성적이 이를 뒷받침한다.`호시노 방한’ 이후 5일까지 삼성이 올린 성적은 14승8패.
14승 중 9승이 역전승이다. 팀이 올린 시즌 47승 중 역전승은 19번 밖에 없었는데 이 기간 9차례나 뒤집기승을 일궈냈다. `지키는 야구’의 선도팀답지 않게 없던 뒷심이 느닷없이 생겨 새로운 재미를 누리고 있다.
1~3선발 투수만 확실할 뿐 4~5선발은 상황에 따라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 고민이적지 않지만 선 감독의 얼굴은 그래도 요즘 밝은 편이다.
`급할수록 돌아간다’는 베테랑 감독의 여유를 3년차 사령탑 선 감독도 조금씩 체득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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