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홍철기자] 　대구시교육청이 오는 5월 개관 예정인 대구교육박물관의 주요 전시물인 ‘여학생 일기’를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이 유물은 지난 1936년 대구문양사에서 판매된 35전짜리 일기장에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경북여고)에 재학 중이던 여학생이 1937년 2월 18일부터 12월 12일까지 11개월에 걸쳐 쓴 일기의 내용을 총 232쪽에 걸쳐 담고 있다.
　일기장의 주인공은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에 1934년 4월 4일 입학해 1938년 3월 14일 제10기로 졸업한 학생으로 일기장을 작성할 당시의 나이는 15세~16세로 추정된다. 일기장에는 황국신민화 교육으로 인해 혼란스럽고 불안한 모습과 불안정한 상태에서 보낸 당시의 학교생활이 그대로 기록돼 있다. 모두 경어체로 쓰여 있으며 매일 담임선생님께 제출해 검열을 받았다.
　담임선생님은 매일 일기를 검열해 학생들의 면학, 언동, 생활을 관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기장은 모두 일본어로 적혀 있는데 당시 학교차원에서 일본어 사용을 규정하고 강제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때문에 이 일기장은 일제강점기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일기장이 세상에 알려진 건 지난 2007년 서울의 한 헌책방에서 오타 오사무(교토 동지사대학 글로벌 스터디즈 연구과) 교수가 구입하면서다.
　이후 오사무 교수는 2010년께 ‘식민지 조선의 일상을 읽는다’란 심포지움을 통해 연구결과를 세상에 공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일기장은 일제의 식민지배 정책 하에서 ‘교육’의 형태가 어떻게 전개 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과거, 그리고 미래의 교육과 관련해 대구교육박물관이 추구해야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며 “일기장 원본은 보존상태를 고려해 복제품으로 제작, 전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