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 없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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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 없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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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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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에 담배가 처음 들어온 16세기 웨일스 사람 리처드 탈턴은 선술집에서 파이프를 물고 멋을 부렸다. 탈턴의 콧구멍에서 연기가 뿜어나오자 옆자리 손님들은 그의 얼굴에 포도주를  끼얹었다. 몸뚱이 속에서 불이 난 줄 알았던 탓이었다. 뒤이어 파이프이 `고약한 냄새’에 고개를 돌린 손님들이 서둘러 나간 바람에 탈턴은 그들의 술값까지 모두 물어내야 했다고 한다.
 지어낸 것일지도 모를 이 이야기는 엘리자베스 여왕시대의 월터 랠리에게도 그럴싸하게 각색돼 적용됐다. 랠리가  한술 더 떠 담배연기 무게를 달 수 있다고 하자 여왕은 내기를 걸었다. 랠리는 담배 무게에서 담뱃재 무게를 빼면 된다고 우겼다. 담뱃불은 공기 속 산소와 결합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어찌됐건 랠리가 옳다고 여겼던 여왕이 내기에 진 돈을 주었는지는  기록이 없다.
 인공 실개천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포항 중앙상가가 `담배없는 거리’로 거듭 태어날 모양이다. 시민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북부보건소는 실개천 2단계 공사가 끝나면 시민자율 금연거리로 관리할 생각이다. 전국에 `차 없는 거리’는 많지만 `담배 연기 없는 거리’는 세 곳 뿐이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이 그 하나다. 이제 경북 1호가 선보일 태세를 갖추어 가고 있는 셈이다.
 오상순은 `금연’이란 두 글자는 무슨 송충이나 독사를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끼친다고 썼을 정도로 애연가였다. 그런가 하면 줄담배를 피웠던 아이젠하워는 담배를 끊고는 “도덕적 우월감”을 들먹거렸다. 담배를 끊지못해 애쓰는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의지력 자랑이었다.
 그러잖아도 가족들의 눈총을 못이겨 아파트 베란다로 쫓겨나 `반딧불이’신세가 돼버린 가장들이 늘어나는 세태다. 머잖아 겨울도 올 텐데 이참에 아이젠하워처럼 `도덕적 우월감’을 맛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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