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 환상적 이야기 음악 작품으로 탄생하다
  • 경북도민일보
아라비안나이트 환상적 이야기 음악 작품으로 탄생하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8.0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5인조 2편 림스키코르사코프(1844~1908년)
▲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경북도민일보] △아라비안나이트 음악이 되다
8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는 집집마다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뀌면서 TV가 널리 보급되고 방송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발전하는 시기가 있었다. 새벽에는 ‘새마을노래’로 아침을 시작하고 오후 6시만 되면 국기하양식이 있던 시절, 초저녁에는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 재미있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특히 그 시절 우리나라 방송3사에서 방영한 어린이프로그램 중에 필자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알라딘과 요술램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신드바드의 모험’같은 만화영화 시리즈물이었다.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었던 ‘램프의 요정 알라딘’, 40인의 도둑의 주문이었던 “열려라 참깨” 그리고 ‘신드바드 대항해의 모험이야기’ 예전에도 그랬지만 오늘날 역시 ‘아라비안나이트’라는 이야기 소재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어린이들의 동심 일 것이다.

△ ‘아라비안나이트’를 세계에 널리 알린 ‘림스키코르샤코프’
‘천일야화’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아라비안나이트’ 만화 혹은 영화, 책으로 재미있게 즐겼던 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가 음악으로 만들어졌다면 여러분들은 믿으시겠는가? 오늘은 이런 환상적인 이야기를 음악 소재로 만들어 유명해진 ‘림스키코르샤코프’라는 러시아의 작곡자와 그의 아라비안나이트, ‘세헤라자데’라는 작품을 소개해본다.
1844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림스키코르사코프’는 음악을 전문직으로 하는 작곡가가 아니라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러시아의 엘리트 해군장교출신이었다. 그는 20대 중반에 ‘러시아 5인조’라는 러시아음악을 대표하는 ‘민족음악파 5인를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그저 음악을 취미정도로 즐긴 일반인이었고 정규 음악교육을 단 한 번도 받아 본적 없는 아마추어 음악가일 뿐이었다. 그의 나이 27세 때 음악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순수 아마추어 음악가가 러시아의 명문 음악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의 작곡과의 정교수로 초빙임용이 되었다는 것은 당시 세계적인 대단한 이슈였고 이 사건을 미뤄보아 그가 얼마나 대단한 천재작곡자였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는 음악사적으로 볼 때 아마추어 음악가가 음악활동을 시작한지 단 몇 년 만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은 전세계음악사에서 유일 무일한 전례 없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한 후 그의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905년 러시아의 정치적 사건(‘피의 일요일’)에 연루되어 교수직에 해임이 되고 제정 러시아정부는 그의 작품들 모두 공연할 수 없는 금지곡으로 지정해버려 그의 음악적 삶을 통째로 앗아버렸다. 이후 복직은 되었으나 심장병으로 급사할 때까지 그는 자택에서 조용히 작곡과 후진양성에만 온 힘을 다하였는데 작곡도 작곡이지만 ‘랴도프’나 ‘글라주노프’ 같은 러시아음악의 명맥을 이을 수 있는 대 작곡가들을 양성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이런 그의 업적은 작곡만해서 성공하려는 여느 작곡자들과 전혀 다른 행보였고 그가 후진양성을 위해 가르쳤던 그의 관현악법은 오늘날에도 작곡자가 되려는 음악가들에게 꼭 공부해야할 필수 교본이 되었다.

△음악 감상만으로 ‘아라비안나이트’를 즐길 수 있다.
‘세헤라자데’라는 작품은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작곡법에 대한 자신감과 음악적 완숙도가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에 완성한 작품이다. 그의 나이 43세에 그는 동양에 대한 관심이 많아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위해 다양한 동양의 이야기소재를 사용하여 이 교향곡을 작곡하였다. ‘림스키코르샤코프’ 이전의 민족주의 작곡가들의 특징은 민족적정서가 담긴 민요나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전통 멜로디를 많이 사용하였는데 반해 그의 음악은 아라비안나이트라는 방대한 이국적 동양의 소설을 사용해 대성공한 사례이며 당시 유럽 사람들에게 동양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할 수 있다. 

‘아라비안나이트’는 280여편의 방대한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있고 약 천 년의 시간을 통해 집대성된 다양한 동양의 이야기들이다. 여기에서의 동양은 천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의 세계사의 한 축이었던 페르시아, 중국, 인도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아라비아나이트의’ 구성은 여느 우화들처럼 독자적인 이야기로 하나씩 만들어져 정리된 것이 아니라 독립된 전체적인 줄거리에 사이에 다른 이야기를 끼워 넣는 이른바 ‘옴니버스’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아라비아나이트’ 즉 ‘천일야화’의 전체를 설명하는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페르시아의 왕 ‘샤라알’이 사냥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왕비가 흑인 노예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는데 형제간에 의가 좋았던 왕의 동생 ‘샤자만’이 형수의 놀음을 직접 목격하고 곧장 형인 ‘샤라알’왕에게 고해 모든 것을 알게 된 왕은 화를 이기지 못한 채로 격분해 그 자리에서 왕비와 노예를 죽여 버린다. 왕은 왕비의 배신으로 여성혐오를 갖게되었는데, 그날 이후 매일 밤 새로운 왕비를 맞이하고 새벽 동이 틀 무렵 살해하곤 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이런 일이 벌어지자 민심이 흉흉해졌고 신하들은 왕을 몰아내고 새로운 왕을 옹립하기 위해 역모의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때 ‘샤라알’왕에게 충성스런 신하 한명이 마지막으로 자기에게 기회를 한 번 달라고 부탁했고 그 신하는 자기의 딸인 ‘세헤라자데’를 왕의 침실로 보냈다.
왕의 사악한 병을 치유하기 위해 ‘세헤라자데’가 죽음을 무릅쓰고 자청해서 왕의 침실로 들어간 것이었다. ‘세헤라자데’는 왕에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길고 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항상 책을 가까이했던 ‘세헤라자데’는 각국의 전설이나 민족의 역사 등에 박식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었다. 그 이야기는 새벽이 되어서도 끝나지 않았고 평소대로 왕은 여자를 죽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끝나지 않은 재미난 이야기를 다음날 계속 듣기 위해 ‘세헤라자데’를 살려 둘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매번 새벽녘이 되면 최고조에 이르렀고 그렇게 그녀의 이야기는 천 일 하고도 하루 동안 계속되었다. 그사이에 여자를 증오하는 왕의 병은 치유되었고 그 둘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의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악장에 나타나는 바이올린 독주가 삽입되어 있는데 여느 교향곡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특징을 갖는다. 이 바이올린 독주는 여주인공 ‘세헤라자데’를 묘사하고 있고 악곡 ‘아라비아나이트’의 이야기 흐름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샤라알’왕을 표현한 멜로디가 있는데 이것은 왕의 위엄과 두려움 공포를 표현하고 있다. 극과 극으로 비교되는 두 선율이 반복을 해나가는데 이것은 치밀하고 논리적인 구성으로 이 곡에 집중하게 하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세헤라자데’를 표현한 바이올린 독주를 잘 감상해보면 상냥하고 사랑스럽고 지혜로운 ‘세헤라자데’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1악장: ‘바다와 신드바드의 항해’ Largo e maestes allergo non troppo_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에서 뱃전을 위협하며 우르릉대는 바다를 묘사하고 있다.
제2악장: ‘칼랜더 왕자의 이야기’ Lento andantino_ 적막한 초원지대를 묘사하는 듯 고적한 바순의 독주가 일품인데 자유롭고 흥미진진한 어느 왕자의 모험 이야기를 듣고 ‘샤리알’왕의 노여움이 풀어지고 있다.
제3악장: ‘젊은 왕자와 젊은 공주’ Andantino quasi allegretto_ 가장 인기 있는 악장으로 왕자와 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아름답게 묘사되고 신비로운 현악의 선율이 우아하고 이국적인 색채로 그려지고 있다.
제4악장: ‘바그다드의 축제’ Allergo molto lento_ 바그다드의 이교적인 축제와 해양의 높은 물결에 뒤집히는 신드바드의 배를 묘사하고 있다. 고요해진 바다이후 ‘샤라알왕’과 ‘세헤라자데’의 주선율이 다정스럽게 어울려 행복한 그들의 미래를 암시하듯 조용히 막을 내린다.
지난 기고에는 가족과 함께 가까운 미술관으로 가서 음악과 함께 미술작품을 감상하기를 권했다. 금주는 책과 함께 독서를 하며 음악 감상을 해보자.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처럼 독서도 클래식음악과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으며 ‘세헤라자데’를 함께 감상해보자. 음악은 여러분들에게 매력적인 새로운 독서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음악과 함께 상상하며 독서를 한다면 분명히 영화나 드라마보다 색다른 감동을 여러분들에게 선사해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