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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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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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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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짬짜미’는 남몰래 자기들끼리 짜고하는 약속이다. 일종의 밀약이긴 하지만 음험한 모의가 떠올라 찜찜한 느낌이 든다.그런 용례를 하나 들어본다.“부인은 부산하게 정숙이 학교에 갈 제구를 차리며 섬월이와 귓속 짬짜미도 하다가 시간이 지나겠다고 재촉을 성화같이 한다.” <김교제/목단화>
 이런 짬짜미를 `짬짬이’했다가는 무슨 일을 내고 말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왕에 우리말 탐구 여행 길에 오른듯싶게 돼버렸으니 하나 더 꼽아보자. `한통속-마음이 통해서 같이 모이는 한동아리.’ 사전의 뜻풀이대로라면 따뜻한 모임같다. 그런데 실제로 와닿는 느낌은 영 딴판이다.`가재가 게편이라더니 저년도 제 에메,애비와 한통속이구나.” <김문수/이상한 우리집>
 느닷없이 짬자미 타령을 하는 것은 포항시의회의 행정감사에 포항시가 답변한 내용을 보며 불쑥 떠오른 탓이다. 어제 본보를 보면 포항시의 답변 자세가 가관이다. 말끝마다 `신중히 하겠다` `철저를 기하겠다’ `향후 노력하겠다’가 어김없이 따라붙는다. 마치 후렴같다. 질문한 사람이 이런 어정쩡한 답변을 물고 늘어졌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없다. 문제는 이제는 시민들이 이런 풍경에 익숙해졌다는 사실이다. 어느 시민의 한마디가 더 따갑다.`시의회나 포항시(집행부)가 서로 봐주기기식 행정에 동참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이런 풍조와 불신이 공존하는 것은 전통의 대물림 탓인가. 국회가 그랬고 중앙행정부가 그랬으니까. 아무리 `송곳 질문’을 한들 어물쩍 답변, 두루뭉수리 답변으로 뻗대면 진이 빠지게 마련이다. 열심히 준비해서 감사를 해도 이런 답변으로 어깃장을 놓으니 짬짜미-한통속 누명을 뒤집어쓰기 십상이다. 한나라당 일색인 풍토에서 시의회와 집행부가 더 잘해야 될 이유가 바로  이것아닌가.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일생을 바쳐서 연구해도, 의회에서 한 회기에 펼쳐내는 웃음거리의 반만큼도 생각해내지 못할 것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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