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년전 부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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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년전 부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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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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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예술품으로 이렇게 곡선미를 , 여성미를 영절스럽게도 나타낼 수 있으랴? -중략- 그는 살아 움직인다. 그의 몸엔 분명히 맥이 뛰고 피가 흐른다. 지금이라도 선뜻 벽을 떠나, 지그시 눈을 뜨고 빙그레 웃을듯. 고금의 예술품을 얼마쯤 더듬어 보았지만 이 묵묵한 돌부처처럼 나에게 감흥을 주고, 법열을 자아낸 것은 드물었다.”<현진건/불국사에서>
 작가는 벽면의 관음보살을 보면서 “어린듯, 취한듯 언제까지나 발길을 돌릴 수가 없었다”고 썼다. 농촌을  평생 사랑한 유달영 선생의 말마따나 “조각가의 불심이 스며있는 불상”은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주게 마련인가 보다. 이들  뿐만 아니라 불상을 찬미한 사람들의 글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5월말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마애불이 발견된 일이 있다. 연화대좌까지 포함해 높이 560㎝에, 무게 70곘이 넘는 대형이다. 국보급 불상을 찾은 기쁨은 잠시였다. 워낙 대형인데다 주변 지형이 까다로와 바로 일으켜 세울 방도를 궁리하느라 고심해온 모양이다.결국 문화재청은 와불(臥佛)의 자세로 일반에게 공개하기로 했지만 이  또한 쉽지않은 일이라는 소식이다.
 이 마애불은 1300년 동안이나 땅속에 얼굴을 묻고 지내왔다. 5㎝ 떨어진 곳엔 거대한 암반이 깔려 있다. 마애불이 넘어질 때 이 암반과 충돌했더라면 그야마로 큰일 날뻔했다. “타원형 얼굴에는 오뚝하게 솟은 코와 아래로 내리뜬 길고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도툼하고 부드럽게 처리된 입술등이 잘 표현됐다.” 발견된지 거의 넉 달만에 처음 공개된 마애불의 상호(相好)를 전한 보도 내용이다. 불국사의 관음보살상에 넋이 나간듯 “마치 일생을 두고 그리던 고운 임을 만난 것처럼” 행동했던 현진건이 이 마애불을 본다면 무엇이라고 쓸지 궁금해진다. 이 마애불이 바로 설수 있는 날 또한 궁금하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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