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이다. 지자체마다 잔치판 벌이기에 앞을 다투고 있다. 지역 잔치는 그렇게 많지만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거의 없다시피하다고 한다. 남따라 하는 축제이다보니 알맹이가 없게 마련인 탓이다.
이번 가을 경북의 대표급 축제로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7’을 비롯해 안동 국제탈춤 페스티벌, 봉화 송이축제 같은 것들을 꼽는다. 올해를 `경북방문의 해’로 지정한 데 힘입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 잔치들이다. 경주엑스포는 엊그제까지 73만명을 넘어섰다. 오는 26일 폐막까지 100만명 돌파를 기록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안동 탈춤잔치엔 98만 5000여명, 봉화 송이 잔치엔 38만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10여 만명이나 줄어들었다는 안동잔치만 해도 겉보기엔 화려했다.
지자체마다 “성공”을 떠벌리며 자축 분위기에 빠져 있지만 정작 상인들은 시큰둥하다고 한다. 관광객들의 지갑과 가장 가까이 있는 상인들은 “경기가 없다”며 지자체의 업적 홍보에 쓴웃음만 짓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북적거리는데도 썰물 빠지듯한다니 지갑을 만지작거릴 틈도 없을성 싶다. 기념품 조차도 값비싼 것들 뿐이어서 구경만 하고 돌아서는 실정이라면 `특수(特需)’란 말부터가 과대포장이다.
떠나려는 발길을 머뭇거리게 할 매력조차 없는 탓이다. 그 많은 관광 인파가 다만 하룻밤이라도 묵어간다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아니, 다만 몇 시간만이라도 더 즐기다 갈 수 있는 여건만 갖추었어도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교통 오지로 이름난 경북 지역을 일부러 찾아왔지만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 돌아서는 발길을 재촉한다면 `관광 경북’은 헛 구호다.
무엇이 그들을 서둘러 떠나게 하는가. 상인들의 악습은 되풀이 되지 않았는지도 짚어봐야 한다. 실익을 못 거두는 축제는 속 빈 강정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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