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상징’ 비둘기… 이제는 도심‘골칫거리’
  • 조현집기자
‘평화의 상징’ 비둘기… 이제는 도심‘골칫거리’
  • 조현집기자
  • 승인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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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포항역 빈터에 자리
차량·건물 배설물 투척
에어컨 실외기 둥지도
병균 유발 우려 등 호소
당국 “해결책 찾는 중”
구 포항역에 비둘기들이 떼지어 햇빛을 쬐고 있다.
사랑과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가 도심의 ‘골칫덩이’로 변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비둘기 배설물이 도시의 건축물과 차량을 부식시키고 병균을 옮겨 각종 질병을 유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비둘기도 생명체이므로 죽이지 못하고 보호하는 바람에 개체수가 과도하게 늘어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비둘기 배설물은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건조된 뒤 가루가 되고 공기 중에 날리게 되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 비둘기가 아파트 실외기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많아 에어컨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비둘기 둥지 청소업체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와 함께 비둘기 배설물은 도시 미관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건물이나 유적지, 차량 등의 시설물도 부식시킨다.

이처럼 비둘기가 마음놓고 활개 칠 수 있는 것은 빠른 번식과 마땅한 천적이 없기 때문. 시민들이 던져주는 모이와 곳곳에 방치돼 있는 음식쓰레기 등이 먹이가 되고 도심 건물 곳곳이 둥지가 된다.

포항시내 오거리 모 안경점 건물은 비둘기의 지상 낙원이다. 이곳에는 수십여마리의 비둘기가 서식하며 건물 외벽은 온통 배설물로 얼룩져 있다. 또 구 포항역 빈터에도 비둘기들이 떼지어 휴식을 취하고 한꺼번에 날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이나 차량에 배설물 세례를 퍼붓기도 한다.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거주하는 최모(32)씨는 “여름에 에어컨 실외기 안에 비둘기가 둥지를 틀어 에어컨이 고장났다”며 “실외기에 비둘기의 이물질이 팬으로 들어가 수리비만 30만원이 나왔다. 그렇다고 어디에 호소할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포항시도 비둘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항시 남·북구청 관계자는 “비둘기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포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둘기 민원이 계속 생기면 해결책을 강구할 예정이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2009년 초 집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규정하는 ‘야생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놓았다. 비둘기 피해가 증가하면서 정부는 집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에 포함, 지자체에 포획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면 포획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포획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사랑실천협회 등 국내 동물보호단체들 역시 정부가 과학적인 근거 없이 비둘기의 유해성을 단정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비둘기의 도심 활개는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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