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531·영덕 380mm… 동해안 일대 물폭탄
주택 등 재산피해 속출… 경북도, 긴급복구 나서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경북동해안은 쑥대밭이 됐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전국에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를 냈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경북도 등에 따르면 오후 8시 기준 태풍 미탁으로 경북에서는 울진 2명, 성주 1명, 영덕 1명, 포항 1명 등 6명의 사망자와 1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경북도내 주택피해는 전파 1동을 비롯, 반파 1동, 639동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차량 1대도 침수됐다. 공공시설 피해는 도로 22개소, 하천 3개소, 수리시설 3개소, 열차탈선과 학교 1개소 등이 침수와 붕괴 피해를 입었다. 농업분야는 농작물 516.1ha, 농업시설 4100㎡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새벽 1시30분 영덕군 축산면에서 무너진 주택에 매몰돼 50대 여성이 숨졌고 남편은 다쳤다. 0시12분 포항시 기북면에서 목조주택이 폭우에 무너져 부부가 건물 잔해에 매몰되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60대 부인을 구조했지만 70대 남편은 실종됐다.
2일 밤 12시쯤에는 포항시 흥해읍 급장리의 수로에서도 주민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전날 오후 9시49분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에서 차량이 급류에 떠내려가 운전자가 숨졌고, 오후 8시30분에는 성주군 대가면에서 수로정비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재산 피해도 커 영덕군 강구시장 70가구, 영천시 도동의 주택 4채, 성주군 선남면 상가 10곳 등 수백가구가 파손되거나 침수 피해를 입었다.
포항과 영덕지역 주민 1700여세대, 1816명은 주택 침수나 산사태 우려 등으로 경로당 등지에 대피해 있다.
폭우 속에서 열차 탈선 사고도 일어났다. 3일 새벽 3시36분 봉화군 봉성면 봉화역~봉성역 선로에서 강원 정동진으로 달리던 관광열차 10량 중 3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청도에서 출발한 이 열차에는 승객 19명, 승무원 5명이 타고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수습에 나선 소방본부는 폭우가 내리면서 선로에 토사가 유입돼 열차바퀴가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지난 2일 오후 포항 형산강과 경주 강동면 강동대교 일원에 홍수주의보가 뱔령되기도 했다.
낙동강 홍수통제소는 이날 밤 11시30분을 기해 포항과 경주 형산강 일원에 홍수 주의보를 발령하고 밤 11시부터 남구 연일읍 연일대교 하부도로를 통제하기도 했다. 또 울진군 근남면 불영계곡 도로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 통행이 제한됐고 포항에서 영덕 방향 7번 국도 일부가 침수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태풍 ‘미탁’이 동해로 빠져나가자 경북도 등 각급 지자체들은 피해 조사에 들어갔으며 민간 자원봉사 수요를 파악해 본격적인 복구에 나설 예정이다. 또 수인성 전염병을 발생을 우려해 방역 작업도 벌일 계획이다.
한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지난 1일부터 3일 오전까지 내린 비의 양은 울진 북면이 516mm로 최고를 기록했고 성주 가천면 407mm, 영덕 380.5mm, 포항 322.1mm, 구미 214.3mm, 경주 199mm, 상주 166.6mm, 청송 157mm, 대구 140.5mm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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