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권의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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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분권의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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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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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정치와 지방 정치는 반드시 같은 논리로 들여다 볼 필요는 없다. 지금 우리나라는 극한적인 대립과 분열로 인해 이미 동강이 난 나라의 남쪽도 조각날 판이다. 상대 이데올로기 지지자를 서로 ‘빨’과 ‘꼴’로 부르며 끝이 어딘지 눈으로, 손으로 아니 된장인지 아닌지 반드시 찍어 먹어볼 요량으로 치닫고 있다. 처음에는 서로의 잘, 잘못을 따져 보기도 했을 터이나 이제는 뭐가 뭔지 굳이 따질 필요도, 따질 수도 없는 지경이다. 중앙과 지방을 구분할 틈도 없이 온 나라가 ‘죽음의 이전투구’판이다.

겸사겸사 지방을 다녀 볼 기회가 많은데, 인구 5000만의 우리나라는 그래도 지방마다 특색과 전통이 있고 습속과 문화가 많이 다르다. 과메기나 돌장어 축제가 있고 송이 체험과 습지 탐방이 있고 구절초 축제가 각기 다른 지방에서 열린다. 그런데 무슨 놈의 정치가 지방의 현안은 도외시하고 누구를 수호하고 딸을 혼내 주라는 이유로 수백만으로 진영이 갈리어 죽자고 달려들고 있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지역 경제가 십 수 년째 뒷걸음질 하고 있는 판에 서울 ‘서초동’에서 만나서 서로 다른 피켓을 들고 핏대를 올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못해 이제는 관전하기도 지친다.

국내 문제뿐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 외교가 볼거리는 있지만 그다지 매끄럽게 돌아가는 것 같지는 않다. 환동해 경제권 지역에는 독도 문제를 비롯하여 남사군도, 북방 4개 도서 등 다양한 외교 현안이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핵 문제가 가장 크고 뜨거운 문제다. 국가적인 이슈이지만 의외로 지역 차원에서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국가 간에 적용되던 질서와 논리가 본질적으로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과 서양으로 크게 나눠진 지구촌의 문화나 관습도 민족과 인종, 지역에 따라 이해관계가 커졌다. 한 때 통합의 길로 달리던 유럽 사회는 이제 한 나라 안에서도 독립을 주장하는 지방 정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와 스페인 카탈루냐가 그러하고 이탈리아 북동부 롬바르디아도 가난한 남쪽 지방을 먹여 살리느니 차라리 딴 살림을 차려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바야흐로 지방 분권의 국제화 시대다. <환동해연구원 내부 정책 토론자료 참고>

중앙정부 주도하의 경제개발의 과정과 중앙집권형 시스템의 효율적 관성이 지배해 온 최근까지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지방분권의 실질화를 도모하는 것에 거대한 장벽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제는 발전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와 같은 효율성 위주의 양적이고 결과지향적인 성장 패러다임으로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실질적인 것으로도, 국가공동체의 지속가능성도 온전히 담보하지 못한다. 권력을 분점하고 동반성장을 꾀하는 균형적 패러다임의 모색이야말로 오히려 사회 각 영역에서의 민주적 지평이 확장되어 국가공동체의 안전성과 지속성을 보장해 줄 것이다. 각 지역이 그 자연환경, 산업기반, 향토문화 등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성장을 이루어 나갈 때, 국가 전체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는 지방분권의 실질화 모색은 현대 민주주의가 요청하는 지방화의 흐름에 부응하게 될 것이다. <지방 차원의 실질적 지방분권 추진 전략 연구. 2017.11. 대한정치학회>

지금 정치적 상황이 무슨 국론 분열이냐 다양한 의견 표출의 한 방식일 뿐이라고 일부에서는 주장한다. 물론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국민성이라고 우리 민족의 정신을 폄훼한 일제 식민사관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므로 함부로 국론 분열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장과 논의의 내용은 아무 상관이 없고 오로지 진영 논리에만 함몰되어 ‘공멸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과제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장애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2주년이 다가오는 ’11.15 지진 재난’ 상황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52만 포항 시민이 마음을 합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사절단을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이웃 국가에 파견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먼저다. ‘태극기냐, 촛불이냐’는 포항경제가 살아나고 난 다음 문제다.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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