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시위 농민 사망사건으로 청와대 386과 갈등을 빚어 물러난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청와대 치안비서관, 경찰청장 등을 역임하면서 겪은 청와대 386참모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한마디로 준법정신도 부족하고 공사 구분도 못하는 철부지들이라는게 핵심이다.
허 전 청장은 “감옥에 갔다 온 386참모들은 밤늦게까지 토론했다고 다음날 한낮이 다 되도록 자거나, 유인태 정무수석에게 회의 중 `형’이라 부르는 일까지 있었다”고 소개했다. 공직기강이 어디서부터 흔들렸는지 알만하다.
또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후 (386참모들) 반주는 소주였고 양주 이야기를 꺼내면 몰매 맞을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몇 달도 안 돼 양주가 등장하고 식사 때 1인당 10만원이 넘는 고급 호텔식당이나 레스토랑을 거리낌 없이 드나드는 것을 목격했다”고 썼다. 현실에 쉽게 물들어 가는 운동권 도덕성의 현주소다.
심지어 “청와대 비서관들이 불법 폭력시위에서 연행된 이들을 석방하라는 요구도 자주 했다”고 허 전청장이 폭로했다. 그것도 `청와대 수석회의 도중’ 석방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준법정신과 공인의식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증거다. 이런 정황은 노 대통령이 시위 농민 사망에 대통령이 사과한 데 대해 “운동권·시민단체 등이 내 권력기반 아니냐”고 했다는 것도 일맥상통한다.
건설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이 건설업자가 국세청 국장에게 1억 원을 건네주는 자리를 주선한 정윤재 전 청와대비서관도 386이다. 정 전 비서관 한사람의 부정 비리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허 전 청장 자서전 내용을 천착하면 그의 관찰에 오류가 없어 보인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가짜 여자박사와 놀아나고, 비리 기업인 특사를 빌미로 3억 원을 챙긴 것도 정 전 비서관 같은 비리 고리가 있어 가능했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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