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당시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애국지사의 수가 180명에 달하는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15일 (가칭)‘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국가보훈처의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일제강점기 당시 대구형무소 순국자 가운데 정부로부터 독립운동가 서훈을 받은 사람 176명 및 미서훈자 4명 등 총 18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의병이 107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국내 비밀 항일 결사 29명, 3·1운동 27명, 의열 투쟁 5명, 학생운동 2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서울 서대문형무소 추모 독립운동가 서훈자 175명 가운데서도 7명이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가 오는 20일 예정인 발기인 대회를 앞두고 대구형무소 순국자를 추적한 ‘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라는 책자를 발간하는 과정에서 파악됐다.

대구형무소에서 이 같이 많은 순국 애국지사가 나온 것은 당시 복심법원(현재의 고등법원)이 한강 이남에서는 대구에만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건립추진위 측은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를 통해 경상도는 물론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의 독립운동가들까지 대구형무소에 갇혔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제주도의 조봉호 지사(1920년 순국, 임시정부 관련) △전북 임실의 여규복 지사(1918년, 의병), 전해산 지사(1910년, 의병) △화순의 김영하 지사(1920년, 광복단) △고창의 이종주 지사(1921년, 3·1운동) △군산의 박연재 지사(1944년, 보안법) 등 제주도와 전라도의 독립지사들이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했다.

경상권 지역의 애국지사들 역시 대거 대구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구체적으로는 경북 선산의 장재성 지사(1939년, 문화운동), 칠곡의 장재홍 지사(1930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투탄), 경남 고성의 이상만 지사(1944년, 비밀결사), 창원의 배중세 지사(1944년, 의열단), 밀양의 최수봉 지사(1921년, 의열단) 및 고인덕 지사(1926년, 의열단), 함안의 안지호 지사(1921년, 3·1운동), 창원의 이교재 지사(1921년, 임시정부) 등 많은 애국지사들이 이곳에서 생을 마쳤다.

대구형무소 순국지사의 출신 지역별로는 경북이 5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남 45명, 경남 30명, 전북 27명, 강원 8명, 충북 7명, 충남 6명, 제주 3명 등의 순이었다. 권역으로는 각각 경상권 84명, 호남권이 72명이다.

우대현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은 “현재 추진 중인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이 들어서면 대구형무소 역사관도 조성, 역사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이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