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동요하고 있다. BBK 김경준 사건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연루 의혹이 걷히지 않자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회의를 품거나 등을 돌리는 소속 의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이 후보로서는 비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은 엊그제 탈당 결심을 밝혔다. 그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진영에 합류할 예정이다. 현역 의원으로는 첫 이탈자다. 그는 유승민 의원 등 친 박근혜 전 대표 의원들과도 탈당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이명박 후보의 당선과 한나라당 집권을 의심치 않던 대선판도에 만만치 않은 변화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범여권의 BBK 공격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결론은 곽 의원 행동이 당원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가 “이명박 후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배경은 BBK 의혹일 것이다. BBK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 시간까지 진행중이다. 자기당 후보는 `무관’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사 결과가 나온 뒤 거취를 정해도 늦지 않다. 그의 행동은 마치 BBK와 이 후보가 직결돼 있다는 인상을 준다. 곽 의원은 이적 행위를 한것과 다름없다.
곽 의원은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 재산이 1조 원은 될 것”이라는 술자리 발언으로 사고친 경력이 있다. 이미 조직원으로서의 기본을 상실한 인물이다. 그가 BBK 때문에 이 후보 지지를 거부했지만 그가 돕겠다는 이회창 후보는 어떤가. 두 번의 대선 패배에 `차떼기’ 오명을 한나라당에 안겨 준 장본인 아닌가. 드러나지도 않은 BBK가 중요한지 `차떼기’가 중요한지 구별도 못하는 판단력이 놀랍기만하다.
어차피 대선은 정치세력을 재조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이 더이상의 동요를 차단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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