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紙齡) 1000호의 무게를 절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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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紙齡) 1000호의 무게를 절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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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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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일보’로 출발해 `경북도민일보’로 이어져 온 본지가 지령 1000호를 맞았다. 길다 할 수 없는 3년여의 시간이지만 본지가 그 동안 지역사회와 주민을 위해 추구해온 진실과 정의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자부한다.
 우리는 창간사를 통해 `바른 언론’ `용기 있는 신문’을 독자 앞에 약속했다. 어떠한 형태의 종속적 관계를 거부한 가운데 독립적으로 현실을 비판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동시에 정의를 올곧게 세우겠다는 엄숙한 서약이었다. 이 약속이 모두 지켜졌다고 감히 말하기 어렵다. 현실이 어렵다고 타협하고 불의에 눈 감지 않았는지,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는지 끊임없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했다.
 지령 1000호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하루 하루, 한 걸음 한 걸음은 역경과 고민의 연속이었음을 숨길 수 없다. 열악한 환경과 과도한 경쟁, 특히 독립채산제를 표방한 우리에겐 진실추구라는 목표 외에 경영합리화라는 또다른 과제를 극복해야했다. 그러나 이젠 주저없이 말할 수 있다. 경북도민일보는 지령 1000호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혼과 양심과 정의감이 온갖 고난과 시련을 이겨낸 결과물이라는 점을. 한 장 한 장, 한 글자 한 글자에 서민들의 아픔과 희망, 지역사회의 문제점과 진로, 포항과 경북, 나아가 한반도 동남권의 미래를 위한 짙은 고민이 담겨있음을 자부한다.
 우리는 지령 1000호에 만족할 수 없다. 목표는 저 멀리 있다. 독자들에게 엄숙히 약속한 `용기’도 아직 충만하다. 지역사회는 여전히 갈등으로 가득하고 이웃간 반목도 심하다. 계층갈등과 지역갈등도 여전하다. 아니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누구도 통합조정 역할에 적극적이지 않다. 지도층은 게으르거나 무능하다. 심지어 부도덕하기까지 하다.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섹터가 이런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북도민일보의 지령이 쌓이면 쌓일수록 주어진 그 역할을 다 할 것임을 다시한번 다짐한다.
 IMF 외환위기, `경제국치’가 발생한지 꼭 10년이 지났다. 국민들은 장롱 깊숙이 넣어두었던 돌 반지까지 내놓고 위기극복에 노력했지만 서민들이 허리가 휘도록 일해 납부한 혈세로 뭄집을 불린 곳은 정부 부문 뿐이다. 그들은 `철밥통’에 `신이 내린 직장’에서 성과급이다 뭐다해서 흥청망청 세금을 낭비하는 이 순간에도 `큰정부’를 지향하며 밥그릇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분통터질 노릇이다.
 청년실업자가 거리에 넘치지만 작년 한해 고위 공직자 77.9%의 재산이 증가했다. 재산 증가 요인은 부동산 차익이다. 서민들은 주택 가격 폭등으로 고통을 겪는데 국민세금으로 생활하는 공직자들은 부동산 재테크에 몰입했다는 반증이다. 우리는 이같은 부조리를 고발하고 시정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다.
 농공이 병존하는 경북·포항으로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농촌도 살리고, 수출로 상징되는 기업도 키워야하는 이율배반을 지혜롭게 풀어야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농촌과 도시가 `윈 윈’하는 방향으로 중지를 모을 것을 다짐한다.
 지역사회가 직면한 과제 역시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한두가지가 아니다. 점점 오지화되어가고 있는 경북 북부 지역의 낙후, `파업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포항지역의 불안한 노사 관계, 신 월성원전의 안전확보 및 경주방폐장 건설 갈등, 영일만 남북교류거점화 및 포항 환동해 거점항구화, 대구-경북 지자체 통합, 외국 자본과 외부 기업 유치 등 무수한 난제가 가로 놓여 있다. 자치단체와 의회, 주민이 한마음이 되어 뛰어도 해결이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경북도민일보는 지역과 주민들 앞에 놓인 무수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향도역할을 할 것을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한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접근과 판단, 사실과 진실에 의거한 집요한 보도, 냉철한 판단에 근거한 논평과 사설이 우리의 수단이다. 그 바탕에는 가진자들로부터 소외되고 고통받는 서민, 재벌과 대기업의 횡포로 신음하는 중소기업, 대형마트의 횡포에 밀려나는 중소상인들에 대한 진심과 애정이 자리한다. 우리 자녀들의 정신세계를 황폐하게 만드는 퇴폐, 음란 요소와의 전쟁도 우리 몫이다. 아울러 중앙정부와 정치권력을 향한 입바른 소리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튼튼한 안보에 중앙과 지방이 따로 없다. 힘은 미약하지만 독자들과 여론이 우리를 지원해줄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주 방폐장 유치에 어느 언론보다 적극 앞장섰음을 자랑으로 여긴다. 또 지역의 숙원인 `2011년 KTX 포항 운항’, 외국 자본 호워스(Horwarth), 랜드마크 위너스(주)의 포항 유치, 올들어 시작된 포항지역 노사 간 `산업평화’운동 선서에도 기여했음을 자부한다. 그 과정에서 타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의 비난과 질시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 결과 경북도민일보가 진정한 `도민의 신문’으로 자리잡았음을 자랑으로 여긴다.
 최근 포항에 경사가 겹쳤다. 포스코 파이넥스공장이 준공됐고, 국가나노기술집적센터가 문을 열었다. 제12회 바다의 날 행사도 치렀다. 경주방폐장이 기공됐다. 포항은 이제 `불꽃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 모두 자치단체와 포스코로 대표되는 지역 기업, 주민들이 한결같이 손잡은 결과다. 우리는 지역단합에 매일 매일 한 개의 벽돌을 쌓는다는 자세로 임할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자랑스런 `해돋이 마을’ 포항 출신이다. 동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잃어버린 10년’을 되돌아 보고 나라와 지역을 반석 위에 올려 놓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내야하는 과제도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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