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997년과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아깝게 졌다. 당선자와 득표차가 30만~50만 표에 불과하다. 특히 2002년 대선은 병풍 사기극에 의해 정권을 빼앗긴 것이나 다름없다. 이 후보가 20% 안짝의 지지를 받는 것도 이런 동정심 때문일 것이다.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다면 “대통령 자리를 뺏긴 안타까운 정치인”으로 자리매김 됐을지 모른다. 실제로 이 후보는 `한나라당의 원조’(강재섭 대표) 대접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이 집권에 성공하면 위상이 더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출마로 동정과 평가를 스스로 짓밟았다. 범보수 지지층의 정권교체 여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 보수의 분열까지 획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때 20% 넘던 지지율도 10% 중반으로 추락하고 있다. KBS 조사에서는 3등으로 밀려났다. BBK 의혹이 사기극으로 드러났으니 지지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자 그는 “대선 이후에도 할 일이 많다”고 총선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총선에서 군소정당이라도 만들겠다는 속셈이다.
더 한심한 것은 그가 BBK 검찰수사결과를 비난하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같은 보수 후보인 이명박 후보의 결백이 밝혀졌으면 이를 환영하고 김경준 사기극에 편승한 범여권을 비난해야 할 사람이 이 후보다. 2002년 김대업의 병풍 사기극 때문에 아깝게 정권을 놓친 그로서는 당연히 검찰수사결과를 수용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는 범여권보다 더 반발하고 있다. `노추’와 `노욕’이 줄줄이 묻어난다.
이 후보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 손잡고 `충청도당’을 만들 채비다. 제2의 자민련을 꿈꾸는 것이다. `용의 머리’가 되고자 했던 큰 정치인이 `미꾸라지 꼬리’를 자처하는 격이다. 이회창 후보는 이젠 인생에서 실패하는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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