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金時習)의 `매월당집’에도 이를 빗댄 대목이 나온다. “모모가 서시의 웃음을 본받으려 하는 것이니 어찌 족히 논할 것이 있는가 .” 김시습은 그 사례의 하나로 이런 부류를 꼽았다. “재주가 용렬하고 덕이 엷어 세상에서 버림을 받은 자가 스스로 궁벽한 시골에 살아 사람의 추천을 입을 만한 형세는 없고, 사람들과 서로 원망하고 꾸짖는 실태만 있으면서 뻔뻔스럽게 사람에게 말하기를 `나도 또한 은퇴한 자의 무리이다’고 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기자실 폐쇄가 말썽인 가운데 청도군청 직장협의회가 “기자실 빼”라며 기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엊그제 경북도민일보 청도 주재 최외문 기자가 쓴 `기자 25시’를 보면 어처구니 없는 소리들이 나온다.이른바 “방 빼”의 명분이 “개혁 차원”이고 “재선거에서 새 군수가 뽑혀 취임하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청도군수 선거를 두 차례나 치르게 된 것도 기자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군수직을 상실한 사실을 보도했기 때문이란 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모의 서시 흉내 쯤은 저리 가라는 억지요,생떼거리다. 모모의 서시 흉내는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이기나 했다지만 청도군청 직장협의회가 둘러댄 이유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새 군수에게 뭔가 보여줄 것이 이다지도 없는가 싶어 딱한 마음까지 들 지경이다.
`남이 은장도를 차니 식칼을 낀다’는 옛말이 있다.`비단 올이 춤을 추니 베 올도 춤을 춘다’고도 한다. 정신나간 짓을 하는 사람에게는 “찬물 먹고 속 차리라”고 한다. 청도군청이 들어야 할 소리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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