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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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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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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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故鄕)’은 늘 마음이 설레는 곳. 5월의 고향, 거기엔 아카시아꽃이 온통 만개하고 있었고, 토담 너머로는 푸른 감나무 이파리가 싱싱하다. 파란 매실이 열리기 시작하는 고향. 들판에는 언제나 ‘씨 뿌려 거두는’ 농부의 마음이 살아있는 교훈이다. 마늘과 양파가 이마 푸른 젊은이처럼 푸른 물결을 이루고 있고, 참외와 수박 등 형형색색의 비닐하우스가 마치 한 폭의 큰 병풍 같다. 들판의 파란 묘판(苗板)은 마치 경기장 잔디처럼 마음과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고향의 아름다운 오월의 풍경이다.

거기엔 어릴 적에 비 오면 자주 끊어지던 작은 다리와 구겨진 꼬부랑 도랑 길을 지나면, 정겨운 푸른 들판이 한눈에 펼쳐진다. 동네 어귀에는 300년여 동안 수호신처럼 늘 고향을 지키는 키 큰 정자나무 위로 개 짖는 소리와 저녁연기가 반기고 있다. 고향은 인간의 욕망 추구에 필요한 가장 공통적인 추억의 밑거름이요, 성장과 행복의 중요한 촉매제요, 종종 나침반 같다. 어쩌면 중·장년 세대에게는 ‘고향과 어머니의 보따리’라는 단어가 이 험한 세상에 인간의 마음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아닐까?. ‘고향 까마귀만 만나도 반갑다’고 할 정도가 아닌가?

이는 전통적으로나 세계적으로 시공간의 차이는 있어도, 고향을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모두의 조상과 부모, 친구와 고향산천 등 수많은 소싯적 추억의 공통점과 공감, 소통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들의 고향은 어떤가? 고향마다 차이는 있다. 그러나 곳곳의 고향산천은 이미 축사(畜舍)나 전원주택, 시골별장, 공장 등으로 옛 정취는 거의 없어지고 있다. 각종 선거 때마다 난무하는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지역균형발전과 농어촌 살리기 대안 등 공약(空約)정책의 남발로 온통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친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엄청난 농약 살포와 과거의 잘못된 정책 등으로 인해, 도랑에 가재나 다슬기, 피라미 등 자연생태계는 이미 파괴된 지 오래다. 마치 슬슬 녹고 있는 북극의 해빙처럼.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 이는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소작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많은 나라에서 토지 개혁의 일환으로 채택되었다. 농지법은 원래 농지를 이용해 농업경영을 하거나 농업경영 할 예정인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규정. 이 원칙은 농지의 소유자와 경작자를 일치시켜 농지의 생산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이미 헌법 제121조에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투기 광풍으로 수많은 외지인들이 고향의 전답과 산천을 엄청나게 점령(?)하여, 곳곳에 무성한 잡초와 빈집들이 늘어나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 시대의 농어촌 탁상공론 정책들이 증오스럽다. 넘 아쉽고 개탄스럽다. 정부와 지자체의 어이없는 각종 정책과 작태들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참 어이가 없다. 어이는 맷돌 손잡이다. 이미 어이가 사라진 고향의 현실은 한평생 고향을 지키고 있는 어른들만 속이 탄다.

급속한 농어촌 초고령화와 초저출산 현상, 초중고 폐교의 증가추세가 주요 원인이다. 벌써 부터 시작된 심각한 농어촌 공동화(空洞化) 현상, 중장기적인 극약처방이 없다면 우리의 고향마을이 머지않아 곳곳에서 분명히 사라질 것이다. 지금도 곳곳에 펼쳐지고 있는 무분별과 무책임한 귀농·귀촌지원정책과 제도의 공약(公約)들이 선거때마다 종종 판을 친다. 행정력의 관리 부재와 무책임, 무관심, 무능력의 결과가 아닐까? 어디에 명쾌한 대책과 해답이 있는가? 어쩔 것인가? 필자만의 안타까운 생각일까? 그럼 이제 우리의 고향은 누가 지킬꼬? 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칼럼니스트·Saxoph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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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밭 2021-05-24 22:52:16
네 사는 아파트 150살 이상자들만 살수 있게 해서 거래절벽 폭락시켜볼까? 아파트를 투기로 하는 것을 근절하기 위함이며 아파트는 개인 사유재산측면으로 보는 것은 잘못됐고 토지공개념으로 공공의 자산 개념으로 봐야하므로 네집부터 당장 동네에 개방해야할 것이다. 알안들으면 보유세양도세 99%환수 또는 한달내 강제 매각! 그 게 경제 민주화다. 아주 이기적인 공산당만도 못한 나쁜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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