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檀奇古史’중간서 이관구가 썼다”
  • 경북도민일보
“신채호`檀奇古史’중간서 이관구가 썼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주현 경북대 교수 논문서`문체·형식’근거 주장  
 
 단재 신채호 전집에 실려있는 `단기고사(檀奇古史)’ 번역본의 중간서문은 단재가 쓴 것이 아니라 단기고사의 역자이기도 한 화사(華史) 이관구(1885~1953)가 직접 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주현 경북대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 `단기고사 중간서의 저자 문제’에서 중간서의 내용과 문체, 형식 등을 분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단기고사는 대조영의 동생인 대야발이 719년 썼다고 전해지는 단군조선·기자조선의 연대기로 1949년 화사와 해암 김두화가 낸 번역본이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판본이다.
 이 단기고사는 단군신화를 담은 `환단고기’ 등과 함께 진위 논란에 휩싸여 왔는데 서문 마지막에 `단재 신채호 식(識)’이라고 적혀 있는 중간서는 단기고사가 진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핵심 근거 중 하나가 돼왔다.
 단재는 중간서에서 책을 접한 동기를 소개하면서 “책 모양은 비록 오래돼 헐었으나 진본임이 의심할 여지가 없기에 그 유래를 물었다”고 적고 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중간서에서 단재는 임자년(1912년) 중국 안동현에 이르렀을 때 화사의 부탁으로 중간서를 쓰게 됐다고 밝히고 있는데 여러 기록들을 나타난 단재의 행적을 볼 때 이 시기에 단재가 안동현에 갔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형식과 문체면에서도 ▲한문본인 단기고사에 국한문체로 서문을 쓴 점 ▲직접 번역 능력이 있는 단재가 `후인(後人)이 번역해 속간’하길 바란다는 구절을 쓴 점 ▲`주인공’이라는 표현과 일본어식 표현 등 여타 단재의 글과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 사용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와 함께 단재가 1914~1915년 쓴 `대동제국사선언’에서 단군사가 전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과 1916년 쓴 `꿈하늘’에서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고구려사 등을 언급하면서도 단기고사를 언급하지 않은 점은 단재가 1912년 단기고사를 접했다는 점을 의심케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진(眞)애국자론 등 중간사의 내용은 화사의 `의용실기’의 내용과 흡사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화사는 사료 선택에 무엇보다 주의를 기울였던 단재를 끌어들임으로써 단기고사의 신뢰성을 높이려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정작 단재의 문체나 사상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했고 또 단재가 자신의 글에서 단군사가 전하지 않는다고 직접 기록해놓음으로써 결국 위작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전에도 중간서가 단재의 글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은 제기됐으나 정확한 근거는 제시되지 못했다”며 “단재와 화사는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화사가 단재의 이름으로 중간사를 쓴 것은 단재 사후의 일로, 단재는 그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장욱기자 gimju@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