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경부운하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이명박 정부도 무조건 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백지상태에서 시작, 타당성 조사를 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 가능한지 판단해야 한다”고 타협점을 제시했다. 그렇다. 야당은 합리적이고 대안있는 반대가 고유 역할이다. 이제서야 신당이 제대로된 야당 노릇을 자임한 것 같아 다행스럽다.
신당의 손학규 대표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경부운하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당도 “경부운하가 제2의 IMF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저주했다. 경부운하가 타당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토론에 제대로 참석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반대를 외쳐온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들의 경부운하 지지도는 높아지고 있다. 찬반이 비슷한 비율이다. 신당이 뒤늦게나마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고 나선 것은 여론을 존중하는 바람직한 변화다.
이명박 당선인의 경부운하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검증은 없었다. 신당이 대선 내내 BBK에 매달려 네거티브 공세를 퍼붓는 바람에 정작 심층 접근해야 할 대운하 공약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검토된 정도다. 과연 우리에게 운하가 필요한지, 운하와 식수 공급이 관계가 없는지, 건설비는 얼마나 드는지를 비롯해 따져야 할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따라서 이 당선인은 대운하를 밀어붙일 게 아니고, 신당도 무조건 반대만해서 될 일도 아니다. 이런 점에서 이 당선인이 대운하에 대한 국민여론을 수렴하겠다고 한 것은 다행이다. 동시에 신당도 경부 운하에 대한 TF를 구성하고 관련 공청회를 개최키로 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다.
지금 중국은 양쯔강의 물을 수자원이 부족한 북쪽으로 끌어 올리는 남수북조(南水北調) 공정이 한창이다. 황허강 밑 터널 공사가 완공될 9월이면 양쯔강 물이 베이징에 이른다. 또 1400년 전 수나라때 만들어진, 베이징에서 항저우까지 1794㎞의 운하 복원도 한창이다. “21세기에 웬 운하타령이냐”며 과학적 근거도 없이 대운하 공약을 비난해온 사람들은 중국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국책사업 하나 제대로 추진한 게 없다. 여승이 단식한다고 천성산 터널공사를 중단한 게 얼마며, 핵 방폐장 건설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했는가. 국가가, 정부가 뭔가 토목공사를 일으킨다는 것은 장려할 일이다. 다만 공사에 앞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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