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암의 발암인자다. 국내 인구의 약 절반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소화기계 질환이 있다면 필수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민 절반이 전부 필수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2일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한소화기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든 위궤양 환자, 합병증을 동반한 십이지장 궤양 환자, 조기 위암 환자, 변연부 B 세포 림프종 환자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위암 환자의 직계가족, 설명되지 않는 철 결핍성 빈혈, 만성 특발 혈소판 감소증 환자는 헬리코박터 박멸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헬리코박터는 위장에 기생하는 나선 모양의 세균으로 주로 위 점막층과 점액 사이에 서식한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변에 있는 오염 물질이 입을 통해 유입돼 감염되거나 입에서 입으로 감염될 수 있다. 간혹 내시경 등의 기구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물을 같이 마시거나 같은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나눠 먹다가 전염되기도 한다.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감염은 흔한 소화기계 질환인 십이지장궤양과 위궤양에 큰 영향을 준다. 헬리코박터 감염 초기 위 하부에 위염이 생겨 강력한 위산분비 호르몬인 가스트린의 양이 많아지고 정상 위 체부에서 다량의 위산이 배출돼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킨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염된 위 점막의 형태가 점차 변형되고 생리 반응이 소실되며 정상적인 방어기전에 와해를 초래해 항상성이 파괴되면서 위궤양이 발생한다. 위벽이 부분적으로 허는 위궤양이나 위가 헐면서 끝내 위에 구멍이 생기는 위 천공으로 이어질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증은 혈액 검사나 위내시경 하 조직 검사, 튜브를 이용한 요소호기 검사(UBT)를 통해 진단한다. 특히 UBT는 호흡을 통해 그 자리에서 간단하게 결과를 알 수 있다. 내시경처럼 불편감이나 고통이 없어 많이 사용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만성적인 위염은 위 위축, 위암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헬리코박터균 감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도가 3~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지난 1994년에는 국제암평의회에서 헬리코박터를 제1형 발암인자로 명명했으며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전 국민에 대하여 제균치료를 시행 중이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는 만성 재발성 소화성궤양 치료 및 예방뿐 아니라 위암의 발병을 줄이는 암 예방 전략에도 응용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증을 치료하는 것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균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궤양을 치료하는 약제와 항생제를 섞어 사용한다. 1~2주 정도 약을 복용하며, 복용 후에는 70% 정도의 균이 제거된다. 치료 4주 후에는 세균이 모두 박멸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재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정훈용 교수는 “헬리코박터 감염을 초기에 치료하면 소화성궤양 발생 확률이 크게 낮아지며 질병 발생 후 제균하더라도 치료 후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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