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 소갈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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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 소갈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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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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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 중인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직접 “정부조직 개편안에 문제가 많아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되고 절차가 비정상적이며 대통령 철학과 소신과 충돌하는 개편안에 서명하고 수용할지 대통령으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어깃장도 보통 어깃장이 아니다.
 노 대통령은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 진행 절차가 심각하게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이며 졸속적으로 이뤄져왔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된 40여개 법안을 국회 행자위에서 일괄 처리하려는 것은 국정운영 원칙에 맞지 않고 그 절차가 졸속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위의 조직개편 절차는 노 대통령이 언급할 대상이 아니다. 또 국회가 조직개편안을 행자위에서 다루는 것은 입법부의 문제다. 청와대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정부 효율성을 위한 약간의 손질이라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왔으나 내용을 보니 약간의 손질이 아니고 정부 조직의 철학 자체가 송두리째 변화하는 것이고 정부가 애써 가꿔왔던 기능마저 해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옳다. 인수위의 개편안은 지금의 정부조직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이다. 무능과 무기력, 무원칙의 상징인 참여정부 정부조직을 뜯어고치겠다는 게 인수위의 조직개편안이다. 노 대통령이 시인한대로 새 정부를 위한다면 정부조직 개편안을 돕는 게 당연하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일부에서 `발목잡기’라고 몰아붙일 가능성이 있지만, 차기 정부가 현 대통령의 철학에 현저하게 반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도장을 찍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부당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렇다. 노 대통령의 조직 개편안에 대한 시비는 분명히 `발목잡기’이자 `어깃장’이다. 참여정부 출범 시 한나라당이 적극 지원했다는 사실을 망각한 재 뿌리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명박 당선인의 정부조직개편안은 노 대통령 언급대로 “정부 조직의 철학 자체가 송두리째 변화하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큰 정부’가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극대화한 무능한 조직이었다는 판단 아래 이를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건 이 당선인 생각이라기보다 대선에서 표출된 민심이다. 결국 청와대는 끝까지 민심을 거부하겠다고 나선 격이다. 530여만 표 차이에서 나타난 민심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더 확실한 방법으로 깨닫게 해주는 수밖에 없다. `밴댕이 소갈딱지’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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