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이 임기 끝나는 마직막까지 엽기적인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보 제1호인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져 내려 온나라가 초상집인데도 누구 하나 무릎 꿇고 비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화재 관리 책임자인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숭례문 화재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사실상 휴가 중이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아예 국민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고 떠나기로 작심한 듯 하다.
유 청장은 부인과 함께 직원 1명을 대동한 채 설 연휴 첫날인 6일 출국했다가 숭례문 소실 소식을 듣고 11일 귀국했다. 유 청장은 10일까지 네덜란드에 머물렀으나 이 기간 중 350여 년 전 제주도에 표착한 하멜의 고향 호린험 시를 방문해 시장과 면담(8일)한 것 외에 특별한 일정을 가지지 않았다.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숭례문 소실 보고를 받은 뒤 허겁지겁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귀국했다.
문화재청은 “유 청장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건으로 파리에 출장 중”이라고 해명했으나 사실과 다른 셈이다. 유 청장도 귀국해 기자에게 “첫 3일은 개인 휴가였고 나머지는 유네스코 출장과 묶어서 갔다”고 말해 임기 말 개인 휴가를 본인의 공무 출장에 포함시켰다는 점을 인정했다.
유일한 공식 일정이라는 호린험 시 방문도 개인 일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호린험 시 공식 초청은 없었으며 문화재청이 직접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자매결연을 한 지방자치단체장(강진군수)이 방문하는 게 관례이나, 강진군 관계자는 “유 청장이 강진군과 협의 없이 개인적으로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권말기 “놀자판”의 진면목이다.
뿐만 아니라 문화재청은 유 청장 동행직원 1명의 출장비로 1600만 원을 지출했다. 이와 별도로 대한항공은 유 청장과 부인의 항공편과 파리 체류비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유 청장의 유럽 항공료와 파리 체류 비용은 대한항공이 부담하기로 해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세금도 모자라 민간기업의 주머니까지 털어 호화 유람을 다녀왔다는 결론이다. 5년 내내 국민 가슴을 박박 긁은 `역주행’의 정수를 보는 듯하다. 그런데도 유 청장은 인책 사퇴 가능성을 외면했다. 정말 `엽기’중의 `엽기’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