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 가운데 30% 가까이가 철수를 고려한 적이 있거나 실제로 청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중국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국한국상회 회원사 3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재중(在中) 한국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에서의 사업청산을 진지하게 고려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25.0%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또 `현재 청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기업도 3.1%에 달해 중국에서의 사업여건이 만만치 않음을 반영했다.
실제로 향후 전망에 대해 `앞으로 중국의 기업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본 기업이 85.8%에 이른 반면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3.9%에 불과했다. 지난해 3월 같은 조사에서 사업환경 호전 전망과 악화 전망의 비율이 17.8%대 33.1% 였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내 사업환경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크게 늘었음을 알수 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중국에서의 경영활동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으로는 `노무관리’를 꼽은기업이 43.1%로 가장 많았고 `잦은 법규, 제도 변경’(21.4%), `내수시장 개척의 어려움’(13.3%), `현지 금융조달 문제’(10.5%)도 10% 이상의 기업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른바 `야반도주’의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으로 지적되는 청산의 어려움과 관련해서는 `복잡한 청산절차’(56.7%)와 `토지사용료 및 세제상 감면 금액 소급 반납’(18.7%), `지방정부의 비협조’(14.7%) 등이 주된 문제라고 응답 기업들은 밝혔다.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33.2%의 기업이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행.통신.통관 등 3통문제의 해결이 전제될 경우 `법인 이전’(15.4%) 또는 `법인 설립’(17.8%)의 방식으로 중국 내 사업을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3~4년’(44.7%), `1~2년’(35.7%) 등 4년 이하로 보고 있는기업이 80.4%에 달했고 `5년 이상’이라고 밝힌 기업은 16.1%에 그쳤다.
경영환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향후 중국내 사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확대하겠다’(33.3%)거나 `현상을 유지하겠다’(36.0%)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어려워진 중국 경영환경으로 기업 철수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합법적이고 원활한 사업정리를 위한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대다수 진출기업은 여전히 중국 내에서 사업유지를 희망하고 있어 내수시장 진출확대, 업종 전환 등을 포함한 중장기적인 정부·유관기관의 경영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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