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 등 대외적인 악재가 불거지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3년 연속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사상 최대의 호황 이후 원·달러 환율 급락과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비롯한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급격하게 나빠졌던 대기업들은 지난해 내수경기가 살아나고 중국으로 대표되는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한때 턴어라운드가 예상됐으나 하반기 들어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업종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30대 대기업의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12.83%였던 이들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5년 10.11%로 2.73%포인트 낮아진 데 이어 2006년에는 8.51%로 하락, 전년도에 비해 1.60%포인트 낮아졌다.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도에 비해 0.20%포인트가 더 낮아진 8.31%까지 내려가 비록 하락폭이 둔화하기는 했지만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2004년에는 1천원어치의 상품을 팔아 128원의 이익을 남겼으나 갈수록 기업의 경쟁력이나 효율성이 낮아지면서 2005년엔 101원, 2006년엔 85원, 지난해엔 83원의 이익밖에 남기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2004년 영업이익률이 무려 20.85%였으나 2005년과 2006년 14.03%과 11.76%로 밀리더니 지난해에는 9.41%를 기록, 한자릿수로내려앉았다. 삼성전자와 함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하이닉스반도체는 2004년 무려 31.48%나 됐으나 2005년과 2006년 24.86%와 24.74%였다가 지난해에는 3.05%로 대폭 떨어졌다.
　이에 비해 지난해 대표적인 실적호전 업종인 조선업종의 대표적인 기업인 현대중공업은 2004년 -1.08%였으나 지난해에는 11.27%로 두자릿수로 올라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중공업도 2004년에는 0.17%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5.37%로 대폭 개선됐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고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상승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비용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지난해에는 내수 경기와 신흥시장이 살아나면서 영업이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하반기들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미국 경기둔화로 인해 영업이익률 개선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황 팀장은 “올해 들어서도 인플레이션 심화로 인해 향후 이익증가세가 둔화되는양상”이라며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의 회복 가능성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실적도 호전세를 보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