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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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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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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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사람들은 `쌀’을 `살’이라고 발음한다. 말뿌리를 캐들어가면 `살다(生)’나 `살(肉)’과도 만나게 된다. 양식인 `살’도 마찬가지다.`재미있는 어원이야기’를 쓴 언론계 선배 박갑천씨는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는 식물의 `살’, 동물의 `살’을 먹고 우리의 `살’을 유지하면서 `살’고 있는 `살암→사람’이다. `쌀→살’도 그 식물의 `살’에 다름이 아니지 않은가.”
 말뿌리를 캐야할만큼 대를 물려가면서 우리가 먹고 살아온 쌀이 모자라 식량파동을 겪은 시기는 역사상 여러번 있었다. 가까운 사례를 들춰보면 6·25를 겪은 1950년대와 60년대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때 우리 백성들을 굶주림에서 건져준 것이 미국의 잉여농산물이었다. 이 잉여농산물조차도 공과(功過)를 따지면 좋은 쪽만 꼽을 수는 없다고 한다. 생산의욕감퇴, 식량자급시기 달성 지연같은 것들을 꼽는 이도 있다.
 품질좋은 미국산 면화나 밀 탓에 우리의 생산기반이  숫제 무너져버린 일을 꼽기도 한다.
 하늘 높은 줄도 모르는지 물가가 치솟고만 있다. `식량안보’란 표현이 지면에 나타나고 있다. 밀이 원료인 먹을거리들은 일찌감치 값을 올려 서민들의 주머니에 찬바람을 불어넣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 바람에 `쌀국수-쌀라면 시대’를 열자는 논의가 일기 시작하고 있다. 비싼 밀을 밀어내고 남아도는 쌀로 가공하자는 주장이다.
 맞는 말이다. 베트남 `쌀국수’는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버린지 오래다. 우리라고 이를 못따라잡을 까닭은 없을 것이다. 이미 국산 쌀국수 시제품도 나오고 있는 마당이 아닌가. 내친김에 `100% 쌀라면’도 개발해볼 참인가 보다. 우리는 라면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나라이니 이 또한 못할 일도 아닐 터이다.
 문제는 `맛’과 `값’일 게다. 지금도 쌀을 15%쯤 섞은 쌀라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인기가 폭발하지 않는 것은 아직도 개선할 구석이 많다는 이야기가 될 터이다. 하물며 `100%도전’임에랴.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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