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비용 절반할인에도 예약 거의 안잡혀`울상’
구전되어 오는 음력 2월 `바람달’ 속설때문에 포항지역 예식장 업계가 3월 한달 찬바람을 맞고 있다.
6일 포항 A예식장의 경우 음력 2월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주말에는 하루 평균 7~8건의 예식이 치뤄졌으나 이번 주말에는 예약된 예식이 단 1건뿐이라는 것. 이러한 상황은 포항 B예식장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난 1월에 32건의 예식이 치뤄졌던 것이 2월에는 절반인 17건으로 줄었고, 3월에는 6건의 예약이 잡혀 있지만 오는 주말에는 예식이 단 1건도 없다.
예식장 업계는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50% 까지 예식비용을 할인해 주는 등 파격적인 대안을 제시해도 상황은 별반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예식장 관계자는 “매년 음력 2월은 비수기로 거의 예식이 없다고 보면 된다”며 “올 해의 경우 정도가 더욱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음력 2월 예식이 없는 것은 유독 해안지방에서 구전되는 `바람달’, `바람드는 달’의 속설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람달’이란 음력 2월에는 `영등할미’로 불려지는 바람을 일으키는 신이 내려오는데 이때 비바람을 일으켜 음력 2월에 결혼을 하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불화가 잦다는 것. 또 해안 지방에서는 음력 2월부터 출어를 나갔던 어민들이 바다에서 강풍을 만나 좌초되는 경우가 잦아 딸을 가진 부모들은 결혼을 피한 것에서 유래됐다.
권창호(72) 포항문화원 원장은 “한국 사람, 특히 포항처럼 해안가 어민들 사이에서 바람 많이 부는 음력 2월을 터부시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요즘 젊은층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지만 아직 우리풍속의 하나로 전해져 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우기자 jj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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