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자 이익으로만 44조 9000억 원을 벌어들인 국내 5대 금융사가 새해 들어 상상을 초월하는 경영성과급을 책정했다. 농협은행은 기본급의 400%, 신한은행은 기본급의 361%를 성과급으로 예정했고, 국민은행은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 원을 따로 지급한다. 은행 이익의 대부분이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나머지)에서 나온다는 점이 주목거리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이노베이션 4조6822억 원, GS칼텍스 4조309억 원, 에쓰오일 3조5656억 원, 현대오일뱅크 2조7770억 원 등 정유 4사도 천문학적 수치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도 놀라운 성과급 잔치를 예고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월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현대오일뱅크보다 영업이익이 높다고 전망되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 등의 성과급은 이를 상회할 전망이다.
은행의 성과급 ‘돈 잔치’는 고금리로 신음하는 서민들이 뼈 빠지게 벌어서 낸 이자 수익의 결과물이다. ‘땅 짚고 헤엄치기’ 이자 장사 끝에 벌이는 ‘그들만의 잔치’를 향한 따가운 눈총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고유가의 여파로 대단한 수익을 올린 정유업계가 서민들로서는 꿈도 못 꿀 큰 성과급을 지급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가 과연 정의로운 시스템으로 정상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정치권도 은행들의 과도한 이자 수익을 통제하기 위한 입법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상훈(대구서구) 의원은 은행권의 성과급 잔치를 지적하면서 “횡재세 논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자유시장경제 시스템 안에서 기업이 성과를 자율로 처분하는 일을 놓고 지나치게 시비하는 것은 바람직한 처사가 아니다. 그러나 국가 제도의 미비나 사회적 제어 장치의 부족으로 발생한 불균형, 불평등 현상이라면 시정할 가치가 충분하다. 고통도 이익도 공평하게 분담되는 평등한 국가사회 구축을 위한 노력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침이 없다. 모순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고쳐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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