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쇼크’산업계 비상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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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쇼크’산업계 비상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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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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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2년 2개월만에 1000원 돌파…원재료 수입의존 업종 타격  
 
 17일 오전 2년 2개월만에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를 돌파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외환딜링룸에서 직원이 급박하게 변하는 외환시장 추이를 모니터를 바라보다 고개를 숙인 채 고민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7일 장중에서 1000원을 돌파하면서 원재료의 수입 의존도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로 올라선 것은 2년2개월만으로 원료 구매를 수입에 의존하는 항공, 정유, 철강 업종은 최근 환율 급등에 따라 채산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종은 최근 환율 동향으로 미루어 환율 급등세가 어느 시점에서 진정될지 예측하기 힘들어 자체적인 대책 마련 뿐 아니라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고유가와 더불어 환율까지 상승함에 따라 이중고로 고통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고객들로부터 원화를 받고 여객기 구입 및 유류 구입을 위해서는 달러로 지출하고 있는 구조라 환율 상승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올해 경영계획에서 환율을 920원을 잡은 대한항공은 10원이 오를 때마다 22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1000원이 되면 1760억원의 손실이 나서 영업 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동결 선언까지 할 정도로 최근 고유가와 환율 상승에 대해 위기 의식을 갖고 대처하고 있다.
 대한항공측은 “비용 지출에 있어 연간 22억달러 정도가 부족해 이 액수만큼 환율의 영향을 받는데 환율이 상승할수록 부담이 커지게 된다”면서 “아무리 장사를 잘해도 고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고스란히 적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경영목표를 910원으로 잡았으며 10원 오를 때마다 15억원의 적자가 생긴다. 즉 환율 1000원이 되면 135억원의 영업 부담이 생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인 환헤지를 하고 있으며 국내선 가운데 적자 노선을 일부 정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경우 포스코는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를 수입 물량 결재에 대부분 소진하는 방식으로 환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고 있다. 따라서 환율 변동으로 인한 특별한 손해나 이익은 없다는 게 포스코측 설명이다.
 하지만 현대제철, 동국제강과 같이 매년 슬래브, 고철 등을 해외에서 대거 수입하는 업체들로서는 원·달러 상승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그동안 작년부터 B열연공장 가동을 위해 슬래브 수입량을 늘린상태다.
 과거에는 수출액과 수입액이 비슷해 자동적으로 환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됐으나 슬래브 수입량이 늘면서 환·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슬래브의 가격이 상승한 데다 원·달러 환율도 상승,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2010년 자체 쇳물을 생산하기까지는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도 환율이 오르면 원유를 수입하는 특성상 일단 원유도입 비용이 높아질 뿐 아니라 유전스를 통해 원유도입대금을 결제하는데 유전스는 원유 정제 및 판매 시점에 결제할 수 있도록 은행이 대납하고 60-90일 후에 결제하게 돼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손을 보는 구조다.
 또 시설 투자 등을 위해 해외채권도 발행하는 정유사들은 환율이 오르면 외화부채평가액이 커져 평가손이 발생한다.
 식품업체들은 밀과 옥수수, 대두 등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식품 원자재 가격 급등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자 울상을 짓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경영계획 수립시 기준 환율을 935원으로 잡았는데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전반적인 곡물 수입비용 부담이 연간 30억원씩 오르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연평균 원ㆍ달러 환율이 1천원이 되면 195억원의 손실이 나는 셈이다.
 대한제분도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45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1-2개월에 한번씩 들여오는 원자재의 대금 결제 기간을 최대한 늦추는 방법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을 줄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가 워낙 크게 오른 데에 비하면 환율 상승에따른 비용 증가는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작은 편”이라며 “환율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이 겹치면서 가격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환율 1000원 시대를 맞이하면서 내심 쾌재를 부르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공장 생산 물량의 60% 이상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수혜를 보는 대표 기업이다.
 현대.기아차가 연초 사업계획상 기준 환율을 900원으로 잡은 데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매출액이 2천억원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숫자상으로 `매출 2조원 증가’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는 전자업계도 환율 상승으로 큰 반사이익을 보게 돼 신바람이 났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925원, LG전자는 885원으로 환율을 설정하고 경영 계획을 세웠지만 예상을 깨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1천원선까지 돌파, 이들 업체로선 특별한 매출 신장 없이도 1.4분기 영업이익 목표를 손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있다.
 업계에서는 원 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삼성전자는 3천억원, LG전자는 700억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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